구글의 IoT 전략도 ‘개방’…통신 규약 공개로 스마트홈 정조준
- 표준 통신 규약 ‘위브’ 개방
- 네스트와 기기 직접 연결, 딥러닝 대비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구글이 1일(현지시각) ‘네스트’와 외부 기기를 직접적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표준 통신 규약인 ‘위브(Weave)’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잘 알려진 것처럼 네스트는 가정 내 온도조절기로 구글이 본격적으로 스마트홈에 뛰어드는 계기를 만들어준 제품이다.
위브는 지난 5월 진행한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I/O 2015’에서 발표한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브릴로(Brillo)’에 쓰이는 표준 통신 규약이다. 이를 공개한다는 것은 어느 업체라도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네스트와 연결해 구글 생태계를 활용할 수 있다.
네스트가 가지는 의미는 상당하다. 32억달러(한화 약 3조7808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인수가격도 놀랍지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터넷 서비스를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역량을 갖췄기 때문이다. 네스트는 그 자체로 보면 단순한 온도조절기로 보이지만 학습능력을 갖추고 있어 궁극적으로 사용자와 기계가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표준의 장벽에 막혀있는 스마트홈 시장 = 성장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스마트홈이라도 현실적인 장벽이 엄연히 존재한다. 일단 표준이 제각각인데다가 제조, 플랫폼, 서비스 업체간 줄다리기로 관련 제품 판매나 인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각 기기 사이의 통신도 지그비나 와이파이를 주로 이용하지만 이를 하나로 묶어 줄 수 있는 허브가 필수적이라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 구글도 최근 관련 제품인 무선랜 공유기 ‘온허브(OnHub)’를 출시한 바 있다.
허브는 그 자체로 보면 가장 손쉬운 방법이지만 플랫폼의 장점을 극대화하기에는 부족한 구석이 많다. 일례로 애플 ‘홈앱’은 ‘홈킷’이라 부르는 플랫폼으로 스마트홈을 구성하는 각 기기를 하나로 모아주는 역할을 한다.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스마트홈에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는 지그비나 지웨이브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애플TV와 같은 별도의 셋톱박스에 이들 네트워크를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아무리 애플 세력이 대단하다지만 모든 기기를 아이오에스(iOS)에 맞춰 구성하라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무리한 요구에 가깝다.
◆왜 중요한가 = 이번 위브 공개는 이런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운영체제(OS)나 플랫폼에 종속될 필요가 없이 간편하게 스마트홈 구성이 가능하다. 더구나 위브는 그 자체로 저전력이라 무선랜보다 수십 배 더 늘어난 배터리 수명을 제공한다. 위브를 이용한 도어록 업체의 제품은 AA배터리 2개로 1년 6개월을 버틸 수 있지만 무선랜은 고작 2주밖에 사용할 수 없다.
구글의 전폭적인 지원도 기대해 볼만하다. 다른 스마트 기기, 그러니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연동해 제어하려면 앱 개발이 필수적인데 안드로이드에서 이를 기본으로 지원하면 그만큼 자원을 아낄 수 있다. 따로 앱을 개발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여기에 클라우드 운영을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네스트와 직접 연결하면 이런 부담도 줄어든다. 핵심은 서드파티 업체를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며 위브 공개는 구글의 전반적인 스마트홈 전략의 첫 걸음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홈은 클라우드로 이어지고, 클라우드에서 디바이스나 인터넷과의 연동이 얼마나 체계적이고 높은 보안수준을 유지하면서 이뤄질지가 관건이며 가장 많은 비용이 드는 부분이라 꾸준히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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