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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많아도 적어도 문제, 단통법은 동네북?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많아도 문제, 적어도 문제다. 이동통신 시장의 주요 지표 중 하나인 번호이동 규모를 놓고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예전 번호이동이 극심할 때는 시장안정을 주문하던 국회가 단통법 시행 이후 시장이 조용해지자 ‘특수 실종’이라며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병헌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미래창조과학부 자료를 인용, 단말기유통법 시행 10개월간 번호이동이 동기대비 40%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크리스마스 등이 있는 연말, 연초, 추석, 설날 등의 계절 및 명절 특수가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2012년 12월과 2013년 1월 각각 113만건, 112만건이었고, 2014년 1월과 2014년 2월에는 번호이동이 각각 115만건, 122만건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1, 2월에는 번호이동이 각각 75만건, 58만건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전 의원은 “단통법 이후 시장의 역동성이 크게 저하됐다”며 “단통법 폐해로 연말, 연초, 명절 등 특수가 모두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에서는 소비자, 판매자 모두 불만족함으로서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았다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며 “이번 국정감사 기간 동안 단통법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과 더불어, 대안 정책을 마련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번호이동 규모가 클수록 이통사의 마케팅비용도 상승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다. 한 해 7~8조원에 달하는 이통3사의 마케팅 비용의 상당부분이 단말기 보조금으로 투입돼왔다.

때문에 단통법 시행 이전 국정감사에서는 여야 할 것 없이 많은 의원들이 이동통신 시장 안정을 주문했었다. 마케팅비용의 증가, 즉 번호이동 시장이 커질수록 통신요금 인하는 멀어지는 것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었다. 이통사들의 과도한 마케팅비용, 즉 보조금을 줄여 요금인하나 본질적 경쟁에 사용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방통위에는 실효성 있는 보조금 규제를 주문하기도 했다.

실제 전병헌 의원도 민주통합당 시절 방통위 국감에서 “이통사들이 보조금을 통한 고객유치 유혹을 떨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주객이 전도가 된 통신시장 마케팅을 유통시장 정상화 정책을 통한 ‘단말기 출고가 인하’와 ‘통신비 인하’로 유도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의도한 대로 보조금 규모가 줄며 번호이동 시장이 축소되자 다시 말을 바꾸는 모양새가 됐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번호이동 시장이 너무 과열돼서 문제라고 하더니 지금은 조용해서 문제라고 한다”며 “보조금 상한 때문에 번호이동 규모는 줄었지만 20% 요금할인 등으로 전체적인 소비자 혜택은 늘어나는 추세”라고 항변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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