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세계 최대의 ‘OTT(over-the-top, 인터넷 기반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가 일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며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는 넷플릭스에게 있어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현지 파트너는 소프트뱅크이며 오는 9월 2일부터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넷플릭스의 일본 공략 핵심 포인트는 울트라HD(UHD, 4K)와 자체 콘텐츠 두 가지다. SVOD (Subscription Video On Demand, 월정액제) 가격은 해상도와 시청할 수 있는 기기 수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SD 해상도에 1개의 기기에서만 시청이 가능한 ‘베이직 플랜’은 650엔(세금별도, 한화 약 6500원), 풀HD 해상도와 2개의 기기 시청을 지원하는 ‘스탠다드 플랜’은 950엔(약 9500원), UHD 해상도와 4개의 기기 시청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플랜’은 1450엔(약 1만5000원)에 결정됐다. 가입 후 1개월 동안은 무료다.
콘텐츠 화질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일본 시장 특성상 프리미엄 플랜이 주력 요금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소프트뱅크는 10월부터 판매하는 모든 스마트폰에 넷플릭스 앱을 내장할 계획이어서 세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복안이다.
앞서 일본에 진출한 훌루 사례를 봤을 때 넷플릭스도 일본 자체 콘텐츠 수급에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인다. 훌루의 경우 이동통신사인 도코모, 방송사와의 연계를 통해 공중파,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의 콘텐츠를 확보하는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다만 넷플릭스는 훌루와 달리 자체 콘텐츠에 더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본 진출과 함께 후지TV와 공동으로 제작한 ‘언더웨어’라는 자체 콘텐츠를 제작했다.
넷플릭스의 자체 콘텐츠 역량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단순한 콘텐츠 유통에서 벗어난지 오래다. 넷플릭스는 지난 2012년부터 자체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마르코폴로’와 같은 작품은 편당 제작비가 9000만달러(약 1081억원)에 달한다. 그치지 않고 영화 산업에 도전장을 내미는 등 콘텐츠 제작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높이는데 노력하고 있다.
SVOD 가격으로만 보면 1450엔은 다소 비싸다. 훌루가 980엔(약 9800원), 다른 OTT 업체가 대부분 1000엔(약 1만원) 이하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이런 부분은 풀HD 해상도를 제공하는 스탠다드 플랜(950엔)이 어느 정도 충족시켜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진출 파트너로 소프트뱅크를 점찍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중국 알리바바의 최대주주다. 또한 알리바바는 중국에서 최대 스트리밍 업체인 ‘유쿠투도우’의 지분 16.5%를 매입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등 OTT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그리고 넷플릭스는 중국 진출을 위해 미디어 정책 규제를 담당하는 광파전영전시총국(The State Administration of Press, Publication, Radio, Film and Television, SARFT)이 관리하는 몇몇 스트리밍 업체와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프트뱅크가 일본에서 넷플릭스와 손잡았지만 중국에서는 간접적으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소프트뱅크를 통해 중국 진출을 가속화하는 계기를 만들 가능성도 있다.
한편 넷플릭스는 2016년말 글로벌 전체 시장에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한국도 이 과정에서 포함될 것이라고 언급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