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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창하는 알리바바와 넷플릭스…정면충돌과 교집합의 경계에 서다

이수환


- 두 업체 모두 중국 OTT 서비스 진출
- 비슷한 시기에 경쟁 불가피할 듯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중국 e커머스 업체인 알리바바가 15일 ‘TBO(Tmall Box Office)’를 통해 영상 콘텐츠 서비스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국 넷플릭스나 아마존과 비슷한 형태로 쇼핑몰에서 제품을 구입하는 것처럼 영상 콘텐츠도 돈을 주고 보는 방식이다. 두 업체의 장점을 적절히 섞었다고 보면 된다.

알리바바가 넷플릭스와 같은 ‘OTT(over-the-top, 인터넷 기반 동영상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 중국 최대 스트리밍 업체인 ‘유쿠투도우’의 지분 16.5%를 매입해 최대 주주 가운데 하나로 올라선바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영화 제작사인 차이나비전미디어그룹 지분 60%를 사들였다. 올해 4월에는 독일 BGM과 제휴를 맺고 250만개에 달하는 음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콘텐츠 업계 전반에 걸쳐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는 셈이다.

알리바바의 TBO가 어떤 식으로 서비스될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중국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광고 기반에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의 90%는 무료, 10%는 유료로 공급될 것으로만 전해졌다.

마찬가지로 넷플릭스도 중국 진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작년 프랑스에 이어 올해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포르투갈과 같은 유럽에 이어 일본에도 상륙 준비가 한창이다. 당초 중국이 아닌 러시아에 진출을 검토했으나 환율 불안정 등 경제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의 미디어 정책 규제를 담당하는 광파전영전시총국(The State Administration of Press, Publication, Radio, Film and Television, SARFT)이 관리하는 몇몇 스트리밍 업체와 접촉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중국 내에서 알리바바와 넷플릭스는 절묘한 시기에 피할 수 없는 경쟁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TV 시장으로 올라선 상태이고 울트라HD(UHD)와 같은 최신 트렌드에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 정부의 경제 활성화 정책, 예컨대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의 방법이 동원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콘텐츠 플랫폼을 빠른 시일 내에 구축하기에 적당하다. 스마트TV에 대한 소비자 요구도 상당하다. 넷플릭스에게 있어 이만한 시장을 놓치기에는 규모가 너무 크다.

SARFT가 허가한 중국내 스트리밍 업체의 수익 모델은 광고 기반이다. 넷플릭스는 정액제, 알리바바의 경우 광고와 유료가 혼합된 형태다. 알리바바가 아마존처럼 렌탈이나 단품 콘텐츠 구입, 그리고 프라임 멤버에게 무료로 영화를 제공하는 형태를 취할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각자의 장점을 최대한 흡수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알리바바 스스로가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 “미국의 넷플릭스와 HBO처럼 되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한 것으로 미루어 유추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두 업체 모두 콘텐츠 시청 방식을 어떤 형태로든 중국 실정에 맞게 최적화 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중국 콘텐츠 시장규모가 2014년 1496억7900만달러(한화 약 167조1465억원)에서 오는 2018년 2237억1000만달러(약 250조원)로 크게 성장하지만 TV에서의 소화 방식은 여전히 광고 기반이라 유료 구독자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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