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한국HP가 오는 11월 분사를 앞두고 서버·스토리지의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선정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 시점에서 한국HP의 서버및 스토리지 관련 공공부문 매출은 400억원으로 전체 매출(1조150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법인이 HP엔터프라이즈로 분사했을 경우가 문제다. HP엔터프라이즈의 전체 매출이 4000억원 가량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중 공공부문 서버·스토리지 매출 400억원은 적지않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때문에 스토리지가 중기경쟁제품으로 선정될 경우 한국HP로서는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HP의 2014년 매출은 1조15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서버·스토리지 관련 매출은 39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HP는 지난 2002년부터 매출과 영업이익 등 재무제표가 공개할 필요가 없는 유한회사로 법인 형태를 변경한 상태라 실적에 관한 구체적인 수치가 언급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다.
한국HP는 11월 본사 결정에 따라 회사를 PC‧프린터를 담당하는 ‘HP’, 서버가 포함되고 기업 하드웨어 및 서비스 부문인 ‘HP엔터프라이즈’로 쪼갤 예정이다. 분사 이후 HP엔터프라이즈의 매출은 4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버와 스토리지 관련 매출이 3900억원이라 여기에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등을 포함시켜야 해서다.
이 가운데 400억원 가량이 공공부문에서 발생된다. 현재 한국HP 매출로 보면 크기 않지만, 분사후 HP엔터프라이즈로 따지면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하는 셈이라 적지 않은 비중이다. 만약 서버·스토리지가 중기경쟁제품으로 선정되면 한국HP는 공공부문 입찰 자체가 불가능해 400억원 매출을 그대로 날려야 한다.
한국HP가 서버·스토리지의 중기경쟁제품 지정을 두고 크게 반발하는 이유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HP는 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공청회를 통해 “이번 사례는 외국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갈라파고스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작년 서버·스토리지가 중기경쟁제품으로 거론된 이후, 한국HP의 관련 유통 업체는 500여개에서 1000여개로 늘어난 상태다. 공청회서 유통 업체 관계자들은 “(서버·스토리지) 중기경쟁제품을 신청한 10여개 업체 때문에 외산 제품 유통 업체 1000여개가 죽는다”라며 “납품이 위축되면 애프터서비스(AS) 인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명분과 논리 대결에 밀리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서버·스토리지 중기경쟁제품 판도에 따라 HP엔터프라이즈의 내년 매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중기경쟁제품 지정을 요청한 품목은 공청회 후 조정회의 등을 거친 후 12월말 최종 대상을 선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