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웨이퍼 시장 ‘중국 천하’… GCL폴리 원톱
* 6월 25일 발행된 <인사이트세미콘> 오프라인 매거진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태양광 웨이퍼 시장은 중국 GCL폴리가 전체 시장의 4분의 1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GCL폴리 외에도 생산량 상위 10곳 중 8곳이 중국 업체다. 사실상 중국이 전체 태양광 웨이퍼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양광 웨이퍼의 가격 하락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지만 그 폭은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치킨게임에서 살아남은 중국 업체들이 그 과실을 따먹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 한주엽 기자 powerusr@insightsemicon.com
태양광 부품 산업은 크게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태양광 셀-모듈로 나뉜다. 잉곳(ingot)은 폴리실리콘을 녹여 원통이나 육면체 모양으로 만든 것이다. 이 잉곳을 일정한 두께로 자른 얇은 기판을 웨이퍼(wafer)라고 지칭한다. 잉곳과 웨이퍼는 실리콘 결정 구조에 따라 단결정(單結晶)과 다결정(多結晶)으로 구분된다. 단결정은 발전효율이 높지만 공정 과정이 복잡해 생산원가가 비싸다. 다결정은 비교적 기술 진입장벽이 낮아 생산원가가 저렴하지만 발전효율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통상 값비싼 단결정 웨이퍼는 반도체 칩을 만들 때 주로 활용된다. 일부 태양광용으로 출하가 이뤄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태양광 셀 생산 업체들은 다결정 웨이퍼를 주 재료로 활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총 생산된 웨이퍼 가운데 단결정 제품이 차지한 비중은 28%였다. 전년 대비 절대 수량이 늘어나긴 했으나 다결정 웨이퍼 만큼 수량 확대가 이뤄지지 않아 2013년(29%) 대비 비중은 1%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태양광용 웨이퍼 생산 상위 톱 10 업체 가운데 단결정 웨이퍼를 생산, 출하한 업체는 중국 시안롱아이가 유일했다. 단결정의 경우 불순물 농도 제어를 통한 품질 관리가 중요한 기술적 장벽이지만 다결정 웨이퍼는 잉곳을 절단하는 과정에서 소실되는 원료를 최소화해 원가를 절감하는 정도 만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태양광에 주로 쓰이는 다결정 웨이퍼는 이처럼 기술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묻지마 투자’에 집중했던 중국 업체들이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웨이퍼 생산 상위 10개 업체 가운데 8개가 중국 업체들이었다. 일본의 섬코나 한국의 LG실트론 같은 웨이퍼 업체들은 단결정에 집중하며 가격 경쟁이 심한 다결정 웨이퍼 사업에는 손을 대지 않고 있다.
IHS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세계 태양광용 웨이퍼 생산량은 전년 대비 29.1% 확대된 4만7043메가와트(MW, 47GW)였다. 폴리실리콘과 마찬가지로 세계 각국의 태양광 발전 수요 확대로 이 같은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의 평균 공장 가동률 역시 2013년 62%에서 지난해 73%까지 올라왔다. 올해는 75% 수준의 가동률을 기록할 것으로 <IHS>는 전망했다. 평균판매가격(ASP, 스팟시장 및 고정거래가 합산 평균) 하락세 역시 줄어들었다. 지난해 태양광용 웨이퍼의 ASP는 와트(W)당 0.28달러로 전년 대비 0.01달러 하락하는 데 그쳤다. <IHS>는 올해 태양광용 웨이퍼의 ASP를 작년 대비 0.01달러 하락한 0.27달러로 예상했다. 이 가격은 점진적으로 떨어져 2019년 0.19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가격 하락은 계속되겠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하락폭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업체가 시장 장악
세계 1위 태양광 웨이퍼 업체는 중국 GCL폴리다. GCL폴리의 지난해 태양광 웨이퍼 생산량은 전년 대비 무려 48.3%나 증가한 1만3099MW(13GW)에 달했다. 시장점유율은 27.8%. 전체 태양광 웨이퍼 시장의 4분의 1 이상을 GCL폴리가 장악하고 있다. 이 회사는 태양광 폴리실리콘 분야에서도 생산 능력 1위의 지위를 갖고 있다. 폴리실리콘-웨이퍼 일관 생산 체제를 갖춘 셈이다. 잉리그린에너지 2587MW(5.5%), 그린에너지테크놀로지 1980MW(4.2%), 르네솔라 1980MW(4.2%), 시안롱아이실리콘 1877MW(4.0%), LDK솔라 1673MW(3.6%), 트리나솔라 1594MW(3.4%), 진코솔라 1573MW(3.3%), 선테크 1521MW(3.2%), 넥솔론 1346MW(2.9%)이 GCL폴리의 뒤를 따랐다. 반짝 태양광 훈풍이 불었던 2010년만 하더라도 상위 10개 웨이퍼 업체에 노르웨이 REC(Renewable Energy Corp), 대만 SAS, 독일 솔라월드 등이 껴 있었었다. 그러나 지난해 생산량 상위 10개 웨이퍼 업체 가운데 대만 그린에너지테크놀로지, 한국 넥솔론을 제외하면 8개 업체 모두 중국 업체들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상위 10개 업체의 생산량이 전체 웨이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1.4%로 전년 60% 대비 1.4%포인트 늘어났다. 앞으로도 이 같은 과점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 웨이퍼 산업은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에 지속된 치킨게임으로 극심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 업체들의 실적은 특히 부진하다. OCI의 계열사인 넥솔론은 그간의 누적 적자를 이겨내지 못하고 지난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2012년 기업회생절차를 진행했던 오성엘에스티는 지난 4월 끝내 관련 사업 부문을 매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웅진그룹 계열사인 웅진에너지 역시 지난해 연간 적자를 기록하며 3년 연속 손실을 냈다. 다만 작년 4분기와 지난 1분기 각각 4억원, 12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LG실트론의 경우 2013년 태양광 웨이퍼 사업을 중단했으나 관련 시설투자에 따른 차입금 확대로 재무 상황이 악화된 상태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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