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M, AML, FDS 데이터 제각각”…금융권, 이상거래통합시스템 체계 시급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최근 국내 금융권의 리스크관리 시스템 고도화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자금세탁방지(AML), 부정거래탐지(FDS) 등 이상금융거래에 대한 개별 시스템 통합을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은행, 증권, 보험 등 각 분야별 주요 금융회사들은 고객 정보를 기반으로 고객관계관리(CRM), 리스크관리 시스템 등 다양한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리스크관리시스템 고도화는 규제대응(컴플라이언스) 차원에서 진행돼왔지만 고객이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시점부터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리스크를 완화시키는데도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하지만 AML, FDS, CRM, 리스크 관리시스템이 각각의 시스템으로 구축되고 있어 데이터 활용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동일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 하더라도 부서별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효율적인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시스템으로 작동하는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FDS에서 적발된 고객에게 CRM에서 상품가입 메시지가 발송되는 등 개별 시스템 운영으로 생기는 문제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때문에 금융IT 업계에선 고객 DB 기반의 리스크 관련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해 효율성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시아나IDT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AML이나 FDS이나 원천 DB는 거의 동일하다”라며 “시스탬 통합으로 효율성을 모색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시스템 통합으로 효과를 보고 있는 사례도 있다. AIA생명의 경우 ‘아이크라’라는 보험사기방지(FDS)와 조기경보시스템(EWS), 고객 맞춤형 상품추천(CRM) 등 3가지 기능이 합친 시스템을 통해 신개념 고객 맞춤형 리스크 관리가 가능해졌다.
은행권에선 IBK기업은행이 관련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다. 기업은행은 최근 ‘이상거래 징후 통합 점검·관리 체계 구축’을 위한 컨설팅 사업을 발주했다. 기업은행은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중심으로 외환 특이거래 점검 시스템(FAIS)과 FDS 등 각 시스템의 유사기능을 통합한 이상거래 징후 통합 점검·관리 체계 구축으로 업무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복안이다.
은행권의 경우 특히 오는 12월까지 위험기반접근법(RBA, Risk-Based Approach)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도입을 금융정보분석원이 요구함에 따라 AML 시스템 고도화 사업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기업은행과 같이 FDS 등 연관 시스템과의 연계 및 통합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각각의 시스템을 통합하는데 있어 또 다른 걸림돌도 존재한다. CRM, FDS, AML 등 각각의 시스템의 주관 부서가 다르기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케팅, 언더라이팅(보험심사), 외환자금팀 등 각각 시스템을 사용하는 주무부서가 다른 상황”이라며 “조직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것에 대해 금융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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