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⑤] 2025년, 갤럭시S16·G14는 어떤 모습?
- 접고 말리는 디스플레이 대중화…웨어러블, 모바일 세계 주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1997년 3월 한 신문엔 이런 기사가 실렸다.
휴대전화로 길거리에서 인터넷에 접속한다. 원하는 정보를 입수하고 팩시밀리를 전송한다. 전자우편도 주고받는다. 인터넷을 통해 휴대전화로 TV를 시청하고 영상전화를 건다. (중략) 하늘과 전파를 이용한 무선통신은 음성으로 대표되는 전화의 한계를 뛰어넘어 데이터와 영상을 비롯한 멀티미디어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중략) 이 휴대정보 단말기 속에는 세상의 모든 것이 존재한다. 인터넷 접속 하나만으로 그렇다. 정보검색 전자우편 TV시청 라디오 청취 인터넷전화 등 인터넷이 가진 기능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이 기사는 2.5세대(2.5G) 이동통신 광대역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 개발이 가져올 변화에 관한 것이다. 지금 보면 허황되다. 그러나 그로부터 10년 애플 ‘아이폰’의 등장은 기사 속 내용을 현실로 불러왔다. 그 뒤로 또 10년 이제 스마트폰이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어렵다.
이제 앞으로 올 10년 세상은 또 어떻게 바뀔 것인가. 지금부터 10년이면 2025년이다. 2025년은 이동통신 기술 진화를 감안하면 5세대(5G) 이동통신이 만개했을 때다. 5G는 아직 표준은 없지만 4세대(4G) 이동통신 주력 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보다 최소 100배 빠른 속도를 제공한다. 휴대폰은 어떻게 진화했을까.
특허와 부품 산업의 발전을 감안하면 ‘갤럭시S16’은 콘텐츠에 따라 폈다 접었다 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장착할 가능성이 크다. ‘G14’는 사용할 때는 옆으로 늘리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돌돌말려 안으로 들어가는 화면을 채용한다. 이런 디스플레이는 2013년 1월 인터내셔널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삼성전자가 공개한 바 있다. 해상도는 당연히 초고화질이다. 3차원(3D) 화면도 대중화 된다. 물론 안경은 더 이상 필요 없다.
SK텔레콤 최진성 종합기술원장은 “인간의 감각을 오감으로 분류하지만 특히 시각을 중심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디스플레이를 통해 전달된 가상의 물체를 실제 물체처럼 다룰 수 있게 될 것이며 실생활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2025년은 더 이상 ‘휴대폰=손에 들고 다니는 것’의 시대는 아니다.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입는(wearable, 웨어러블) 기기 이상 웨어러블이 보편화 됐기 때문이다. 웨어러블 기기가 대중화 되면 굳이 휴대폰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앞서 언급한 접었다 펼 수 있는 그리고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 역시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할 수 있다.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 상품기획그룹 김홍주 상무는 “인터넷으로 모든 것이 연결되는 초연결사회(IOE: Inter of Everthing)가 될수록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여러 가지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며 “입는(Portable) 형태, 붙이는(Attachable) 형태, 먹는(Eatable)’형태 등 다양한 형태가 연구 및 개발 중”이라고 예측했다.
그렇다면 2025년에도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체제는 유지되고 있을까. 중국 업체는 시장의 주도권을 잡았을까. LG전자는 이 위아래의 압력을 이겨내고 반전 드라마를 썼을까.
제조업은 많은 업체가 두각을 나타냈다가 사라지고 다시 부활하는가 하면 그 명맥을 꾸준히 유지해 가는 업체가 있다. 휴대폰도 예외는 아니다. 이동통신 시대를 열었던 모토로라는 중국 업체에 팔려 이름만 남았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을 호령했던 노키아는 마이크로소프트(MS)로 넘어갔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미래도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미국 중국 인도 등 거대 시장 통해 규모의 경제를 갖춘 업체가 많은 영향력을 차지할 것이라는 점이다.
LG유플러스 디바이스담당 김준형 상무는 “10년 후에도 살아남는 제조사가 되기 위해서는 휴대폰 시장에서 다양성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웨어러블 시장을 리딩하는 제조사에게 10년 후 모바일 시장을 리딩하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 김재경 상무는 “웨어러블은 ‘제품+정보통신기술(ICT)+솔루션’이 결합된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라며 “스마트폰 시장이 PC 시장과 다른 산업 생태계가 형성됐던 것처럼 전혀 다른 형태 생태계가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2048년 사람들은 손바닥 안에 내장된 칩으로 통화를 한다. 이 칩은 개인정보 식별 등 다양한 바이오 정보까지 담고 있다. 2012년 영화 ‘토탈리콜’의 한 장면이다. 국가 권력과 갈등이 생긴 주인공은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손바닥을 찢어 칩을 빼낸다. 2025년 우리의 세상은 이 정도는 아니지만 초연결사회가 만든 삶의 양식 속에 살아갈 것이다. 그 때 휴대폰이 웨어러블 기기가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할지 족쇄가 될지는 이제부터 살아갈 10년에 달렸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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