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0주년 설문]②10년후 우리 IT산업 경쟁력은?… 낙관 vs 비관 ‘팽팽’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낙관도 비관도 아직은 섣부르다. 그리고 방향성을 섣불리 예측할 수도 없다.’ 우리나라 IT산업의 10년후 경쟁력을 묻는 전망에 IT업계 종사자들은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았다.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한다는 것, 바꿔말하면 과거에 가졌던 신념이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고, 한편으론 희망을 접기에는 아직 우리 IT산업이 잠재력이 있다는 위안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이 수치는 지금이 우리 나라 IT산업의 지향점을 다시 정립해야 할 매우 중차대한 시기임을 시사한다.
본지가 창간 10주년을 맞이해 ‘10년후 IT산업 전망’을 주제로 국내 IT기업 및 관련 협단체, 정부기관 등 관계자 143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10년 후 우리 나라의 IT경쟁력이 지금과 비교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라는 설문에 응답자중 49명이 ‘더 상승한다’, 41명이 ‘더 하락할 것’이라고 답했다. ‘예측 불가능하다’에는 53명이 답했다. ‘예측 불가능하다’에 답한 응답자들도 ‘잘 모르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좀 더 지켜보고 판단해야 할 문제’라는 의미가 강했다.
‘예측 불가능하다’에 답한 한 응답자는 “기존 하드웨어 및 부품위주의 IT산업 구조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어느정도 시프트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며, 거대 인터넷 기업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오픈 환경에서 여러 중소기업과 어떻게 협력해 나가느냐에 따라 크게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IT업종별로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했다. IT서비스와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업계 등 내수 비중이 큰 업종에선 약 6대4의 비율로 비관론이 우세했다. 이들은 대체적으로 과도한 정부 규제와 개선되지 않고 있는 SI(시스템통합) 및 소프트웨어 시장의 혼탁함 등을 지적하면서 향후 우리 나라의 IT경쟁력 하락을 우려했다.
반면 통신서비스, 전기전자, 반도체, 스마트가전, 게임/콘텐츠 업계에선 낙관론이 다소 우세했다. 주로 매출 단위가 큰 대기업이거나 수출 위주의 IT품목을 생산하는 업종이다. 중국 등 후발국의 추격이 부담되기는 하지만 우수한 IT인프라와 IT의 정책적 지원이 좋기 때문에 우리의 글로벌 IT경쟁력이 좋아질 것이라고 보았다.
비관론에선 상당 부분 ‘정부의 역할 미흡’이 중요한 근거로 제시되고 있어 주목된다. ‘정부의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서 긍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있지만 대부분 ‘정부의 과도한 규제와 시의적절한 정책지원 부재로 인해 IT경쟁력이 저해될 것’이란 지적이 많았다.
특히 ‘IT산업내 특정분야에 편중된 육성으로 인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고, 이에 대한 성장 불균형 해소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뼈아프다.
설문 응답자들이 향후 10년후 우리 IT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의 근거로 제시한 내용을 중복되는 부분은 제외하고 가급적 원문 그대로 소개한다. 바로 지금이 IT산업 현장의 절실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IT 경쟁력 더 상승할 것’ 낙관론의 이유
‘인터넷 등 네트워크 인프라가 발달돼있고 반도체, 휴대폰 등 제조분야의 기술력이 우수하다’
‘향후 IT는 아이디어와 SW중심으로 발전할 것,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다’
‘IT생태계가 굳건하고,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산업특성이 우리의 기질과 맞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로 정부의 정책 지원이 강화된다면 경쟁력이 상승할 수 있다’
‘5G, IoT, 스마트솔루션 등에 투자및 지원으로 우리 IT산업의 경쟁력 상승이 예상된다’
‘IT경쟁력은 국민성과 지적 수준에서도 결정된다. 한국의 IT인프라가 잘 발달돼있고 경제 규모 및 인구 밀집를 고려했을때 IT가 발전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우리 기업들중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이 많다. 기술에 대한 투자와 서비스 개선 등 경쟁력 향상을 이끌어낸다면 IT경쟁력 상승할 수 있다’
‘지속적인 도전과 노력을 통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 언제나 시장에는 경쟁자가 존재했다. 경쟁자의 분발로 한국 산업이 위기를 맞는 것은 인과관계를 잘못 해석한 것이다’
‘한국의 IT산업은 소비자의 기대치를 맞추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환경속에 있고, 이 때문에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음. 모바일 쇼핑의 급성장이 좋은 사례’
‘참신한 아이디어와 스타트업의 열정’
‘IT산업 및 인재 육성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속적인 투자’
◆‘IT 경쟁력 더 하락할 것이다’ 비관론의 이유
‘우리는 지금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샌드위치다. 정부의 법과 제도적 준비가 부족하다.’,
‘제한적 내수시장, 휴대전화를 제외한 SW영역의 경영환경 악화 등으로 반전이 어렵다’
‘중국의 기술 발전, 국내 시장규모와 정부의 간섭으로 인한 경쟁력 하락’
‘IT관련 정부 정책이 일관되지 못하고, 중국의 글로벌시장 진출로 인해 고전 예상’
‘우리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휴대폰, 가전 분야의 기술격차가 줄어들것이고, 특히 플랫폼에서는 약세를 면하기 어렵다. IoT분야에서도 이렇다 할 리딩 요소가 없다’
‘일부 대기업에 의존하는 형태의 (IT산업) 구조로는 더 이상의 발전이 어렵다’
‘가격경쟁력 부재 및 협소한 내수시장’
‘SW와 서비스에서는 미국과 유럽에, 하드웨어에서는 중국업체들로 인해 경쟁력 상실 우려’
‘시장에서의 IT인적 자원 수준의 저하(고연령, 지식 및 훈련수준 저하) 및 정부 및 IT산업의 지엽적 정책’
‘IT분야의 투자가 적고, 좋은 인재가 모이지 않음. 앞으로 중국에 고전이 예상된다’
‘글로벌 IT업체들과의 투자나 기술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다’
‘기술 수준의 평준화’ (우리의 기술경쟁력 우위요소가 점차 사라질 것)
‘정부 정책의 부실, 정부가 말만할 뿐 실질적인 투자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중국, 인도 등 신흥 IT강국들의 성장때문에 힘들 것이다’
‘SW 및 서비스에 관련된 경쟁력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언어의 한계, 특히 애플리케이션 부분에서 글로벌 경쟁력 부재, 또한 기술은 점점 감성을 중심으로 진화하는데 한국은 하드웨어의 물량과 발전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
‘경쟁국가들에 비해 핵심 기술력 부족, 콘텐츠의 질, 실용성측면에서의 경쟁력 저하’
‘중국에 이미 어느정도 역전당한 상황, 획기적인 정부의 지원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지금의 위상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않은 상황이다’
‘정부의 시대착오적인 규제 때문에 경쟁력이 하락할 것이다’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제품이 부족하다’
‘IT산업내 편중된 육성으로 인해 양극화가 심화된 상태. 성장 불균형의 해소가 관건이다’
‘대기업 집중으로 인한 중소기업 경쟁력 약화’ (IT시장 양극화를 지적)
‘국가 IT기술의 경쟁력 확보 및 제고를 위한 콘트롤타워가 없고 소프트웨어가 주도하는 전세계적인 IT트렌드를 앞서가거나 대등하게 따라가지 못한다면 한국 IT수준은 하락할 수 밖에 없다’
‘기업 및 기관의 CIO, CTO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단순 관리영역에 머무는 경우가 허다해 혁신적인 IT기술 도입이 어렵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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