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바뀐 게임시장 구도…中 기침하면 韓 들썩
- 중국 진출 위해 국내 업체가 현지 업체에 매달린 형국
- 중국 게임업계, 국내 게임보다 별그대 등 한류상품과 제휴 의지 커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기술력 차이는 없다”, “오히려 더 뛰어난 부분도 보인다” 최근 국내 업계가 보는 중국 게임의 평가다. 수년전과 달리 이제 중국 게임을 낮잡아보는 시각은 온데간데없다. 해가 거듭될수록 평가가 후해지는 추세다.
지금은 한국과 중국 간 게임시장의 구도가 뒤바뀌었다고 보는 시각이 자리 잡았다. 국내 업체들이 광활한 내수시장을 갖춘 중국에 진입하는 것을 1순위 목표로 꼽고 현지 업체에 매달리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세간에 알려진 바와 달리 중국 업체들은 국내 시장을 냉정하게 보고 천천히 접근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게임업체들은 한국을 글로벌 진출을 위한 여러 국가 가운데 하나로 볼 뿐,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며 추켜세우던 10년 전과 달리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쉽게 말해 한국 시장을 ‘원 오브 뎀’(One of Them)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세간엔 중국 게임업계가 국내 진출에 관심이 많은 것처럼 알려졌으나 실제 분위기는 다르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뮤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전민기적’(뮤 오리진)의 국내 서비스를 준비 중인 웹젠은 중국시장 담당팀의 말을 빌려 “중국 업체들은 내수 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해외로 눈을 돌리기보다 자국 시장의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며 “국내 시장의 경우 여러 진출 국가 중 하나 정도로 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 1~2년간 중국이 기침하면 한국이 들썩하는 모양새가 이어졌다. 중국 얘기만 나와도 비상한 관심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내 분위기를 감안하면 그동안 국내 게임업계와 미디어가 호들갑스럽게 반응한 측면도 있다.
또한 중국 게임업계가 국내 개발 인력에도 대단히 관심이 많은 것처럼 알려졌으나 실상은 북미와 유렵 개발진을 현지로 불러들이는 것을 더욱 선호한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기술력의 차이가 없다는 것을 중국 업체들도 잘 알고 있다. 북미, 유럽 인력을 더욱 선호한다”며 “이 때문에 국내 게임업계와 기술 합작에 대한 니즈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업체들은 지분투자와 인수합병(M&A)에 대해선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관심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내수 시장이 무섭게 성장하는 까닭에 업체에도 돈이 넘친다는 것이다. 중국 게임업계에 정통한 한 인사는 “텐센트 등의 중국의 거대 업체들은 해외 IP(지적재산권)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또 웹젠은 중국 게임업체가 게임 이외의 상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사실도 전했다. 회사 측은 “중국 게임업체가 정작 관심이 많은 부분은 따로 있다”며 “게임을 한류엔터테인먼트와 접목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별그대(별에서 온 그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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