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케이드 “네트워크 업계 ‘레드햇’ 되겠다…‘오픈’이 가장 큰 차별성”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브로케이드가 비아타를 인수한 건 신의 한 수였다.” 요즘 네트워크 업계 일각에서 회자되는 말이다.
네트워크 시장 화두인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개방형(오픈) 차세대 네트워크 분야에서 브로케이드의 행보가 그만큼 두드러진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2012년 초 오픈플로우, SDN이 시장에서 급부상한 시점에 ‘개방형 표준(Open Standard)’을 앞세워 네트워크 업계에서 가장 발빠르게 대응에 나선 것은 HP였다. 그러나 갈수록 브로케이드가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게 많은 네트워크 업계 종사자들의 평가다.
브로케이드는 네트워크 패러다임 전환 시기에 자신이 가진 장점과 기회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듯 보인다. 최근 분사 작업을 진행 중인 덩치 큰 HP와는 달리 네트워크 사업에 집중하고 있으면서, 대규모 매출을 거둬들였던 기존 장비 시장을 보호해야 하는 시스코와는 또 다른 입장에 있기 때문이다.
그 획기적인 전환계기를 마련한 것이 바로 비아타 인수였다. 산스크리트어로 ‘오픈(Open)’이란 뜻을 지닌 ‘비아타(Vyatta)’를 브로케이드가 인수한 시점은 지난 2012년 11월이다. 비아타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가상라우터로 유명한 네트워크 운영체제(OS) 개발업체였다.
2012년부터 자사 데이터센터 패브릭 제품군(스위치)에 오픈플로우 지원 기능을 적용하면서 SDN 대응에 나섰던 브로케이드는 이 회사 인수 후 SDN·NFV 전략 밑그림을 완성했다.
‘비아타’ 브랜드는 현재 브로케이드가 내세우고 있는 오픈 아키텍처 기반의 ‘뉴IP((the New IP)’ 구현 플랫폼이 됐다.
브로케이드가 말하는 새로운 IP는 소셜 비즈니스, 클라우드, 모바일, 빅데이터 주축으로 변모하는 제3의 플랫폼을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네트워크 인프라를 뜻한다. 이를 내세워 회사측은 최근 시장에서 대두되는 개방형 네트워크, SDN·NFV 주축의 사용자 주도 전환 요구에 적극 부응하고 있다.
비아타 플랫폼은 네트워크 서비스와 컨트롤 계층을 포괄한다. 인텔 기반 x86이나 상용 시스템(COTS, Commercial Off-the-Shelf)을 기반으로 라우팅, 네트워크주소전환(NAT), 방화벽, 로드밸런싱, 가상사설망(VPN) 등의 NFV 서비스를 구동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오케스트레이션은 오픈스택을 이용한다.
최근 한국을 방문해 기자들과 만난 치 케옹 램(Chee Keong LAM) 브로케이드 패브릭 및 가상화 아태지역 총괄이사는 브로케이드의 가장 큰 차별성으로 “진정한 오픈소스 환경을 제공한다”면서 “오픈데이라이트 컨트롤러를 제공하고 있고, 오픈데이라이트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오픈플로우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아타 SDN 컨트롤러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개발된 오픈데이라이트 컨트롤러이다. 브로케이드는 사용자들이 컨트롤러를 쉽게 설치할 수 있도록 각종 필요한 문서와 지원서비스를 제공한다. 오픈데이라이트 컨트롤러는 오픈소스로 사용할 수 있지만 서비스까지 포함하려면 유료란 의미다.
이에 대해 램 이사는 “‘클라우데라’가 하둡으로, ‘레드햇’이 리눅스로 한 것처럼 우리도 오픈데이라이트 컨트롤러를 오픈 기술 기반으로 제공하는 대신에 쉽게 설치할 수 있도록 문서와 지원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SDN·NFV 제공에서 브로케이드는 ‘4에지(Four Edges)’ 전략을 펼친다. 4에지는 클라우드 에지, 서비스제공업체(SP) 에지, 모바일 에지, 엔터프라이즈 에지로, 다양한 규모의 기업과 서비스 환경을 SDN·NFV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먼저 모바일 에지는 액세스구간에서 EPC(Evolved Packet Core) 망과 클라우드 망 지원을 포함한다.
SP 에지는 CPE(Customer Premises Equipment, 고객댁내장치)에서 CE(Customer edge), PE(Provider Edge) 구간에서 제공하는 SDN·NFV 기반 서비스이다.
엔터프라이즈 에지는 기업이 운영하는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캠퍼스(지사) 인프라에서 구현할 수 있다.
클라우드 에지는 클라우드 호스팅 서비스에서 사용자가 시간 단위, 월 단위로 브로케이드 서비스를 사용한만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브로케이드는 현재 아마존웹서비스, 랙스페이스, IBM 소프트레이어에서 제공하고 있다.
램 이사는 “아직 모바일 에지나 SP 에지에서 아직은 성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지만 인텔 플랫폼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어 속도는 향상될 것”며 “앞으로 SP들은 NFV를 통해 수천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형태로 만들어 사용자와 가까운 곳에서 다양한 콘텐츠 전송, 서비스할 수 있을 것이다. 물리적인 박스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며, SP들은 웹페이지를 제공해 고객들이 필요한 서비스를 클릭하면 즉각 프로비저닝돼 제공할 수도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로케이드는 비아타 제품군으로 전세계 SP들과 40여건의 PoC(개념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호주의 통신사인 텔스트라와 공동으로 인텔 플랫폼에서 80G 가상 라우터 성능을 구현한 사례를 발표한 바 있다.
램 이사는 현재 SDN·NFV 시장 현황으로 “전세계적으로 기업들보다는 SP들이, 민첩성을 향상시켜 고객들에게 더 빨리 서비스할 수 있으면서 비싼 장비 운영비용 절감 방안으로 생각해 PoC를 많이 하고 있다”며 “PoC는 기간이 오래 걸리기도 하고 소규모로 구축이 이뤄지면서 느리게 진행되겠지만 어느 시점에 확 퍼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긴 여정(Journey)이 되겠지만, 열차는 이미 정거장을 떠났고 멈출 수 없다”며 “고객들이 하드웨어를 다 버리고 바로 SDN과 NFV로 교체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라우터부터 x86 플랫폼으로 많이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오픈플로우 스위치 대체나 셀프서비스 포털 이용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국내에서 브로케이드는 펜타시스템테크놀러지 관계사인 펜타린크를 협력사로 두고 비아타를 공급하고 있다. 권원상 브로케이드코리아 지사장은 “협력사를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소프트웨어 관련업체를 만나고 있고 인텔, VM웨어와도 긴밀하게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데이터센터에 주력하면서도 ‘에지’에 집중해 소프트웨어 사업을 활발히 접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지 기자>yjlee@ddaily.co.kr
*** 2월 5일 국내 유일의 SDN·NFV 차세대 네트워킹 전문 컨퍼런스 ‘OVNC 2015’ 개최(자세히 보기 http://seminar.ddaily.co.kr/seminar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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