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알뜰폰 효과 ‘톡톡’…이제는 LTE 알뜰폰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포화된 이동통신 시장에서 알뜰폰이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해가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12월말 알뜰폰 가입자 수는 458만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약 7.9%를 점유하고 있다.
알뜰폰 시장의 성장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지난해 반복된 이동통신 3사의 영업정지도 알뜰폰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SK텔링크에 이어 KT와 LG유플러스 등 이통사 자회사들이 판에 뛰어들며 점유율 확대에 일조하고 있다.
하지만 알뜰폰 확산에 일등공신으로는 우체국 위탁판매를 꼽을 수 있다. 이동통신들처럼 촘촘한 유통망이 없는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전국 주요 지역에 위치한 우체국들은 큰 힘이 된다. 전국 651개 우체국에서 알뜰폰 위탁판매를 하고 있다. 우체국 위탁판매가 시작한 이후 입점 업체들의 가입자 비중은 전체의 41%에 달한다. 최근 4개 사업자가 추가로 합류, 총 10개 사업자의 상품을 우체국에서 만날 수 있다.
◆LTE 수요 이끌어내야=올해도 알뜰폰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동통신 시장이 LTE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에서 알뜰폰도 데이터 중심의 LTE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중장년층이 많은 알뜰폰 시장에 젊은층 수요를 흡수해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우체국을 통해 알뜰폰에 가입한 고객을 분석한 결과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전체 가입자의 60.9%를 차지했다. 40대까지 포함하면 82.2%에 달한다. 반면, 20대의 경우 4.1%, 30대는 9.8%에 불과했다.
판매 단말기도 일반폰이 51%, 3G 스마트폰이 37.8%로 90%에 육박한다. 음성중심 서비스다보니 가입자당매출(ARPU)도 적을 수밖에 없다. 우체국 알뜰폰의 평균 ARPU는 지난해 3분기 1만1250원이었다.
알뜰폰은 무조건 요금이 저렴한 선불폰, 음성요금 상품만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몇몇 사업자들은 LTE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CJ헬로비전, KT 자회사인 M모바일 등이 선보인 LTE 유심(USIM) 요금제가 대표적이다.
단말기를 구매하지 않고 이통사 서비스를 이용하면 12%의 추가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지만 유심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할인율은 50%로 껑충 뛴다. 약정에 묶이지 않은 단말기만 있으면 이통사의 LTE 요금제를 반값에 이용할 수 있다. 단말기보조금, 요금할인, 대리점 수수료 등을 고려해야 하는 이통사는 내놓을 수 없는 상품이다.
◆알뜰폰, 중소기업 적합 업종?…요금인하 수단 명확해야=유심 요금제는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지만 '반값' 타이틀에 걸맞은 인기는 아니다. 홍보미흡, 브랜드 등에서 이통사에 밀리는 것도 있고 결합상품 이용여부, 가족할인 등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하나 유심 요금제 확산을 막는 것은 가입불편이다.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접점이 적은 알뜰폰은 주로 온라인에서 가입이 이뤄진다. 빠르면 하루도 가능하지만 보통 이틀은 생각해야 한다. 대리점에 가서 유심 구매하고 바로 휴대폰에 끼우면 될 일이지만 알뜰폰 사업자의 오프라인 대리점은 몇 곳이 되지 않는다. 우체국 알뜰폰 인기가 높은 이유다.
때문에 알뜰폰 오프라인 판매의 대표적인 접점으로 자리매김한 우체국에 대기업 알뜰폰 사업자 입점을 허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 역시 LTE 알뜰폰 판매 활성화나 요금경쟁 확산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통3사 자회사 진입 등의 논란을 겪으면서 알뜰폰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인식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기업보다 대기업들이 이통3사와 요금경쟁을 벌일 수 있지만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 계열 알뜰폰 관계자는 “우체국 위탁판매가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우체국에 입점하는 순간 대기업이 들어갔다고 욕먹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단말기 수급, 마케팅 능력, 브랜드 등을 감안할 때 LTE 알뜰폰은 대기업 알뜰폰이 경쟁력이 높다. 이동통신 시장이 LTE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우체국이 지금처럼 중소기업 위탁판매 역할에 그칠지, 대기업 알뜰폰을 수용해 LTE 요금 경쟁에 불을 붙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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