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결산 ⑭네트워크] 산업진흥 법제도 본격 시행…SDN·NFV 관심 확산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올해는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ICT)’이 시행되고 ‘네트워크 상생발전 실천방안’이 마련되면서 국내 네트워크 장비 산업 진흥 기반을 조성할 법제도가 잇달아 마련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수립한 ‘ICT 장비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에 이어 올 3월에 네트워크 산업 육성에 초점을 두고 통신사, SI·NI가 모두 참여하는 ‘네트워크 산업 상생발전 실천방안’을 마련했다.
◆네트워크 상생발전 실천방안 마련, 국정원 보안적합성 검증 이슈=공공·기업 시장을 막론하고 네트워크·통신장비의 외산 선호현상이 오랫동안 유지된 가운데, 지난해 말 중국 장비의 국내 이동통신망 시장 진출로 국내 장비업계의 위기감이 절정에 올랐었다.
지난해 하반기 LG유플러스가 화웨이를 롱텀에볼루션(LTE) 기지국 장비 공급사로 추가 선정하면서 관련업계의 논란이 커졌다.
더욱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인 정보 수집·감시 활동이 ‘스노든’의 폭로로 전세계에 알려지면서 국가·공공기관 정보통신망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네트워크 인프라 차원에서 보안을 통합 설계, 제공해야 한다는 인식도 확산됐다.
이에 따라 국가정보원은 정부·공공기관에 공급되는 L3 이상 라우터·스위치 장비에 보안적합성 검증을 의무화했다.
외산 장비업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준비기간이 촉박하다는 업계 요구에 따라 우선 올 10월부터는 중앙행정기관과 정보통신기반시설부터 먼저 시행하고, 광역 시·도 등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산하기관 등은 1년 유예하기로 했다.
이같은 여러 법제도 시행은 네트워크 장비 업계의 사업여건을 개선하는데 큰 뒷받침이 되고 있는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반면에, 정부의 관련예산 확보 미비, 후속 조치 지연이나 미흡 등으로 당초 기대에는 못미친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업계 SDN 경쟁 본격화, NFV 부상=네트워크 업계를 관통한 기술 이슈는 작년에 이어 소프트웨어 중심의 개방형 네트워크 패러다임의 가속화였다. 네트워크 산업계를 강타한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은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화두에 올랐다. 지난해 SDN 전략과 제품 로드맵을 내놨던 업체들은 올해 후속 제품군을 선보이고 사업을 본격화했다.
시스코는 SDN 대항마로 내세운 애플리케이션중심인프라스트럭처(ACI)의 핵심인 APIC(애플리케이션폴리시인프라스트럭처컨트롤러)를 출시하면서 하반기부터 사업을 본격화했다. 관련 제품군인 ‘넥서스 9000’ 데이터센터 스위치의 판매가 크게 확대됐다는 점도 부각했다.
VM웨어도 네트워크 가상화 제품인 ‘NSX’ 사업을 올해 본격화해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업종에서 고객기반을 갖춰나가고 있다.
HP는 SDN 통합 플랫폼 로드맵대로 오픈플로우 지원 스위치를 시작으로 SDN 컨트롤러와 애플리케이션, 그리고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SDN 앱스토어를 선보였다.
브로케이드와 익스트림네트웍스도 개방형 프로젝트인 오픈데이라이트 컨트롤러를 출시했다.
올해에는 SDN보다는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 통신사들이 NFV 도입을 활발하게 추진한 가운데 정부 통합전산센터가 공식적으로 NFV 인프라 구축을 진행해 1차 사업을 완료했다.
국내외, 유무선을 막론하고 NFV와 SDN, 클라우드를 접목해 이동통신 서비스망과 클라우드망을 전환할 수 있는 다양한 관련 솔루션 출시와 더불어 개념검증(POC)·시범사업 등이 경쟁적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국산 장비 공급 확대, ‘국가재난안전통신망’ 구축사업에 업계 촉각=분야별 업계 이슈로는 KT를 주축으로 기가인터넷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올해 다산네트웍스, 유비쿼스의 국산 인터넷 장비 공급이 활발했다.
광전송·스위치·라우터 분야에서는 경찰청 ‘초고속 광대역 정보통신망 구축’ 사업, 새마을금고 전산망 전용회선 고도화 사업 등 공공부문에서 통신망 고도화 사업이 잇달아 추진돼 외산 장비뿐 아니라 국산 장비 공급이 다양하게 이뤄졌다.
무선랜 분야에서는 시스코와 아루바네트웍스 외에 삼성전자와 다산네트웍스, 다보링크 등 국내업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동통신 장비 분야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재개된 국가 통합재난안전통신망 사업이 가장 큰 화두로 부상했다. 내년 초에 진행될 시범사업으로 노키아·삼성전자·알카텔루슨트·에릭슨엘지·화웨이 등이 통신사·SI업체와 더불어 이 사업 참여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있다.
◆모토로라솔루션·알루·에릭슨 엔터프라이즈 사업 분리=올해에는 주요 업체들의 사업 분리, 매각도 이어졌다. 에릭슨엘지가 엔터프라이즈 부문을 독립법인으로 분사시켰고, 모토로라솔루션과 알카텔루슨트가 엔터프라이즈 사업부를 매각했다.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는 노키아의 네트웍스 사업부로 편입돼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네트웍스 사업부는 노키아 매출에서 80%를 차지하고 있을만큼 중요 사업부문이 됐고, 라지브 수리 NSN CEO가 노키아 CEO를 맡고 있다.
모토로라솔루션은 공공·안전 분야 사업을 집중적으로 벌일 예정이다. 알카텔루슨트는 지난해 발표한 ‘쉬프트플랜’ 이행을 가속화하면서 IP 라우팅 플랫폼과 SDN·NFV, 클라우드 부문 집중 강화하고 있다.
화웨이는 국내 시장에서 광 전송, 이동통신 장비 기반의 통신사뿐 아니라 기업'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또 단말까지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이유지 기자>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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