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비ARM 계열 태블릿…인텔 물량 공세 통하나
- 레노버, 에이수스, 에이서 등 적극적인 모습
- 가격 저렴하지만 지속적인 성장세는 의문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인텔 아톰 프로세서를 장착한 태블릿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연평균성장률의 급격한 하락과 같은 시장 상황과 인텔이 제조업체에게 제공하는 보조금 때문이다.
인텔은 ARM칩을 사용하다 자사 칩으로 전환하는 태블릿 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러한 보조금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매출차감(Contra Revenue)’이라는 이름으로 회계 처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작년에만 30억달러(한화 약 3조3200억원)의 손해를 봤고 올해는 적자폭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 상황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 세계 태블릿 판매량이 5520만대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6% 성장이지만 50% 이상의 연평균성장률과 비교하면 기세가 완전히 꺾였다. 교체주기가 길어지면서 화이트박스(브랜드 없는 저가모델)가 더 많이 팔리고 있다. 3분기 화이트박스 출하량은 1650만대로 브랜드 태블릿의 대명사 애플 아이패드(1230만대)를 훌쩍 뛰어넘는다.
화이트박스뿐 아니라 1위 애플, 2위 삼성전자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업체에게 아톰 프로세서 기반 태블릿은 수익성을 어느 정도 보장해줄 수 있는 유용한 도구다. 3위인 에이수스(310만대), 레노버(300만대), 에이서(130만대)가 관련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볼륨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도다.
국내에서는 레노버가 불길을 당겼다. 국내법인인 한국레노버의 올해 태블릿 출하량 목표치는 13만대 내외다. 상반기까지 6만대 가량을 팔았으나 하반기부터 아톰 프로세서를 장착한 ‘요가 태블릿’ 시리즈를 잇따라 출시한 상태다. 이전까지 미디어텍 등 ARM칩을 사용했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에이수스, 에이서도 마찬가지다. 먼저 에이수스는 최근 20만원대 롱텀에볼루션(LTE) 태블릿 ‘미모패드8 LTE’를 출시했다. 8인치 디스플레이에 두께 7.45mm, 290g의 무게로 휴대성도 갖췄다.
에이서는 10만원대 안드로이드와 윈도 태블릿을 각각 선보였다. 7월 출시한 ‘아이코니아 B1’은 7인치 디스플레이에 운영체제(OS)는 안드로이드 4.2.2 젤리빈이다. 16GB 플래시 메모리와 200만 화소의 카메라를 제공한다. 최대 9시간까지 사용 가능한 배터리(3680mAh)가 장착됐다. 윈도를 품은 아이코니아 W1-810’도 엇비슷한 사양을 가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 365와 함께 ‘에이서 BYOC 클라우드’를 통한 자체 클라우드 구축 기능을 제공한다.
국내 업체 가운데서는 TG삼보가 눈길을 끈다. ‘TA102’는 아톰 프로세서와 함께 윈도8.1을 OS로 이용한다. 500만 화소 카메라에 10.1인치 디스플레이를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아톰 프로세서 태블릿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 판매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어서다. 하지만 윈도에서는 성능 불만족, 안드로이드의 경우 애플리케이션(앱) 호환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어 향후 지속적인 성장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LG전자만 하더라도 안드로이드를 OS로 이용한 ‘탭북’을 출시한바 있으나 호환성 문제로 판매를 멈춘 상태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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