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OLED 거래선 다변화 가시적 성과… 폰 출시 연이어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거래선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매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가시적 성과도 나오고 있어 일단 ‘긍정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소형 OLED 패널 원가가 액정표시장치(LCD)에 근접한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이어서 거래선 확대 작업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모토로라와 델, 중국 오포(Oppo)와 레노버는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탑재한 스마트폰 혹은 태블릿을 출시했다. 모토로라 드로이드 터보에는 5.2인치 QHD(2560x1440) OLED 패널이 탑재됐다. 해당 패널은 삼성전자의 고해상도 갤럭시S5용 OLED 패널과 사양이 동일하다. 모토로라가 생산한 구글 넥서스6에도 5.96인치 QHD OLED 패널이 탑재됐다. 이에 앞서 델은 두께가 6mm로 얇은 프리미엄 태블릿 베뉴8 7000에 삼성디스플레이의 8.4인치 OLED 패널을 얹었다.
중국 업체들은 중가 제품을 주로 채용한다. 4.85mm의 얇은 두께로 화제를 모은 오포 R5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5.2인치 풀HD OLED 패널이 탑재됐다. 이 역시 초창기 출시된 풀HD 갤럭시S5용 패널과 동일 사양이다. 레노버의 시슬리 S90에는 5인치 풀HD OLED 패널이 적용됐다.
과거 삼성디스플레이의 소형 OLED 패널은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제품이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만 공급하기도 물량이 빠듯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삼성 스마트폰 판매 성장세가 꺾이면서 외부로 OLED 패널을 공급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떨어진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삼성디스플레이의 당면 과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 매출 6조2500억원, 영업이익 6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22.7%, 영업이익은 93.8% 급감했다. 매출이 이렇게 줄어든 이유는 공장 가동률이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 매출에서 LCD와 OLED의 비중은 6대 4로 추정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전사 매출에서 삼성전자 의존도는 60%가 넘는다. LCD는 거래선이 고르게 분포돼 있지만 OLED는 대부분 삼성전자를 통해 매출을 내고 있다. 삼성전자의 구매 물량이 줄어든 현 시점에선 OLED 거래선 다변화 작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업체들의 점유율이 크지 않은 만큼 보다 많은 거래선을 확보하고 보다 다양한 모델에 OLED 패널을 탑재시킬 필요가 있다”며 “삼성디스플레이의 소형 OLED 패널 원가는 이미 LCD와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져 점유율 확대 기반은 갖춰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가 최근 발간한 OLED 패널 원가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삼성디스플레이의 5인치 풀HD 해상도 OLED 패널 생산원가는 23.37달러였다. 생산원가에는 재료비와 인건비, 공장 감가상각비가 모두 포함된다. 같은 기간 비정질실리콘(a-Si) 박막트랜지스터(TFT) 기반 5인치 LCD 패널의 원가는 19.69달러였다. OLED의 생산원가는 일반 LCD 대비 약 19% 비싼 정도였다. 디스플레이서치는 OLED와 LCD의 평균 수율을 각각 72.2%, 81.1%로 가정한 뒤 이 같은 생산원가를 도출해냈다. 전문가들은 백라이트가 필요 없는 OLED의 수율이 80%를 웃도는 순간 LCD와 생산원가가 동일해지고, 85% 이상으로 올라오면 오히려 LCD 대비 저렴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OLED는 LCD 대비 색재현력이 높은데다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 스마트폰 완성품의 두께와 무게를 줄일 수 있다. 고해상도에선 LCD보다 훨씬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LCD의 경우 해상도가 높아지면 개구율(실제 빛이 나올 수 있는 면적 비율) 확보가 어려워 소비전력 역시 덩달아 늘어난다. 효율이 더 좋은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 소자를 탑재해야 하기 때문에 재료비 역시 상승한다. OLED의 경우 자체 발광 소자를 사용해 해상도가 높아짐으로써 발생하는 문제가 LCD 대비 적다. 가격 문제만 해결하면 LCD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 그간 업계의 전망이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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