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가만난사람⑧] ‘미유박스’가 만들어가는 배송의 미래…파슬넷 최원재 대표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포드가 자동차를 대량생산하지 않았다면 관련 산업 성장은 없었습니다. 배송처럼 사람이 모든 것을 책임지는 낙후된 산업도 없습니다. 파슬넷은 배송 생태계의 포드가 돼 배송뿐 아니라 파생산업을 이끄는 것이 목표입니다.”
파슬넷 최원재 대표<사진>는 열정적이다. 파슬넷은 창업 2년차. 지난 2012년 10월 문을 열었다. 무인택배서비스 ‘미유박스’가 주력이다. ‘택배를 보내고 받으려면 왜 모르는 사람끼리 1대1로 만나야 하지?’라는 물음에서 출발했다. 택배를 보내는 사람은 미유박스에 물건을 넣고 택배기사는 미유박스로 가 물건을 접수한다. 접수한 물건은 받는 사람의 미유박스로 가고 상대방은 미유박스에서 이를 수령한다.
“빌 게이츠, 에릭 슈미트 등 세계 정보기술(IT) 거두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2014년 최대 화두는 스마트배송(Delivery, 딜리버리)입니다. 온라인쇼핑은 급속도로 커져가는데 배송은 여전히 예전 그대로입니다. 1대1 대면 배송에 집착해서입니다.”
그래서 미유박스를 만들었다. 미유박스는 비대면 배송이 특징. 이미 구글 아마존 등은 비대면 배송 사업을 시작했다. 보관함을 통해 반품 등 업무 일부를 처리하기도 한다. 국내도 배송기사의 업무량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기도 했다. 하루 종일 다녀도 40건 배달하기 어렵다. 비대면 배송이 활성화 되면 고객뿐 아니라 배송업체도 비용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미유박스는 무인택배함이 아니라 배송 플랫폼입니다. 모든 사용자는 전 지역에 설치한 모든 미유박스를 나의 사서함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이용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배송업체나 상품판매 기업도 물품 집하율을 올리고 보다 효율적인 유통 관리가 가능해집니다.”
말 그대로다. 인천신기시장과 서울중곡제일시장은 장바구니를 배송해준다. 전통시장의 약점인 배달을 미유박스 플랫폼을 통해 해결한 셈이다. 전통시장 진입은 SK텔레콤과 손을 잡았다. 파슬넷은 SK텔레콤의 창업지원 프로그램 ‘브라보 리스타트’ 1기 졸업생이다.
인터뷰 중에도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 이미 국내 택배사 2곳 및 퀵서비스 업체, 해외특송 UPS 등과 제휴를 맺었다. 아직 최 대표 말대로 전국서 미유박스를 이용할 수는 없지만 내년 봄까지 대도시를 중심으로 미유박스존을 만드는 ‘샵 100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플랫폼의 진화 다음 단계는 클라우드 배송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옆집 물건을 가져다주고 이를 포인트로 돌려받는 형태 등이 될 수 있겠죠. 이런 식으로 여러 가지를 붙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이 산업화 아니겠습니까.”
삶의 형태가 바뀐다. 배송을 통해 이웃을 알게 되면 개인화 된 현대사회의 단점을 치유하는 일도 가능하다. 미유박스라는 플랫폼이 배송의 산업화를 넘어 사회화까지 촉진하는 셈이다. 물론 넘어야 할 산은 높다. 무인택배라는 눈에 보이는 유사한 형태 사업을 진행하는 업체는 많다. 구글과 아마존처럼 국내 대기업이 이 분야에 직접 손을 댈 가능성도 있다. 파슬넷의 미유박스는 이 파고를 넘을 수 있을까.
“문제없습니다. 배송을 만든 것은 우리가 아니지만 산업화는 우리가 합니다. 관련 업체가 투자를 하겠다는 전화가 많이 옵니다. 이것이 미유박스의 경쟁력입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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