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가만난사람⑥] 와이브로 노하우, LTE 펨토셀로 재탄생…주니코리아 황상근 전무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주니코리아는 특이한 이력을 지닌 업체다. 출발은 해외였다. 호주의 통신장비 유통 위주 사업으로 1988년 모습을 드러냈다. 주니코리아는 주로 한국의 중소기업이 만든 장비를 해외 통신사에 공급하는 역할을 했다. 일종의 글로벌 유통업체다. 지금처럼 독립법인으로 제품 개발과 생산을 본격화 한 것은 지난 2009년. 포스데이터에서 모바일 와이맥스(와이브로)의 연구개발(R&D)을 담당했던 인력이 합류하고 나서다. 주니코리아 황상근 전무도 그때 주니코리아에 입사했다.
“처음에는 중계기를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중계기보다 펨토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미 KT에 롱텀에볼루션(LTE) 펨토셀 공급을 시작했습니다. KT의 도움으로 해외 통신사와도 거래를 성사시키기 직전 단계까지 진행된 상황입니다.”
펨토셀은 대형 기지국(매크로셀)이 수용치 못하는 지역에 설치하는 소형 기지국(스몰셀)의 일종이다. 전파만 도달하면 됐던 3세대(3G) 이동통신 때까지는 전달에 치중한 중계기가 그 역할을 했지만 LTE부터 전송 용량과 속도가 중요해지며 펨토셀이 부각되고 있다. 중계기 업체 대부분이 펨토셀로 업종 변경을 추진했지만 성공한 곳은 손에 꼽힐 정도다. 주니코리아는 KT의 3대 펨토셀 협력사 중 하나다.
“중계기는 하드웨어만 다루면 할 수 있지만 펨토셀은 소프트웨어를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중계기는 누구나 다 할 수 있었지만 펨토셀은 그렇지 않다는 뜻이지요. 우리는 와이브로 경험을 통해 데이터 관련 기술을 습득하고 발전시켜왔던 것이 큰 힘이 됐습니다.”
와이브로는 세계화에 실패했지만 와이브로로 쌓은 기술력은 사라지지 않은 셈이다. LTE 시대 기지국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는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펨토셀은 단순히 음영지역 해소뿐 아니라 전체 네트워크의 부하를 줄여주는 역할도 한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기지국과 펨토셀 모두 많은 통신사가 LTE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볼 수 있다. LTE 네트워크 조밀도가 가장 높은 한국도 펨토셀 투자는 이제 초기 단계다. 한국 중소기업이 해외로 나갈 수 있는 최적기라는 업계의 기대가 말뿐은 아닌 것도 그래서다.
“한국 중소기업은 해외에서 대부분 듣도 보도 못한 업체입니다. 이런 곳의 장비를 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그래서 KT의 글로벌 비즈니스에 참여하면서 기회를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KT가 고객사라고 설명하면 접근하기 편하니까요. 주니코리아의 펨토셀의 강점은 최적화를 일일이 할 필요가 없이 가서 설치하면 자동으로 최적화가 되고 중앙에서 통제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KT는 고객사와 글로벌 통신사와 연결 통로 역할은 물론 전략투자조합을 통해 15억원을 주니코리아에 투자했다. 주니코리아의 펨토셀 기술이 발전하면 KT의 LTE 품질이 좋아지고 해외 시장을 넓히면 투자 이익이 커지는 구조다. 말로만 동반성장이 아니다. 이런 것이 윈윈이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해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장비업체와 협력도 논의 중이고요. 결국 변화된 시장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이 생존할 수 있었던 경쟁력이었습니다. 펨토셀이 아니라 전체 데이터 인프라 장비 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 확실합니다. 더 큰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니 이제 앞으로 나갈 일만 남았습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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