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드는 카메라 시장, 고성능 모델에 기대
- 풀프레임 카메라 나름대로 선방
- 고성능 모델로 수익성 ↑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전 세계 카메라 시장 침체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스마트폰의 급속한 보급으로 인해 콤팩트 카메라가 큰 타격을 받은 가운데 디지털일안반사식(DSLR)과 미러리스 카메라도 역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성능 카메라는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덜했다.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첫 번째는 중요한 순간에는 스마트폰보다 전문적인 카메라를 사용하는 비중이 여전하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업계가 고성능 모델을 통해 수익성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풀프레임 카메라다. CMOS 이미지센서(CIS)의 판형을 APS-C에서 35mm 필름과 동일한 풀프레임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CIS 판형이 크다고 해서 무조건 성능이 높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소비자가 ‘CIS 판형이 클수록 고성능’이라는 인식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7일 일본 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CIPA)에 따르면 올해 8월 전 세계 렌즈교환식(DSLR+미러리스) 카메라 출하량은 202만7497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9.1%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반짝 성장을 나타냈으나 이후부터 계속해서 역성장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가 도드라진 반면에 유럽과 미국에서 고전했다.
특히 유럽 상황이 심각하다. 8월 렌즈교환식 카메라 출하량이 44만6036대로 전년 동기 대비 59.6%에 그쳤다. 미국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같은 기간 동안 80%대 정도의 출하량을 나타냈다는 점에서 유럽의 부진은 뼈아프다.
이런 상황에서도 풀프레임 카메라는 나름대로 좋은 성과를 냈다. 일본만 하더라도 전년 동기 대비 112.3%, 유럽 78.9%, 미국 93.9%, 아시아 109.9%의 성장을 각각 기록했다. 유럽과 미국은 전체 렌즈교환식 카메라보다 역성장이 덜했고 나머지 지역은 모두 성장했다.
현재 업계에서 풀프레임 카메라를 적극적으로 내세우는 업체는 소니다. 자체적으로 CIS를 설계해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만큼 카메라에 적극적으로 접목시키고 있다. 그 다음으로 니콘이 눈길을 끈다.
니콘은 2013년 3월 태국에 인접한 라오스에 새로운 카메라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한바 있다. 홍수와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의도와 함께 전반적인 인건비를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라오스 공장은 DSLR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며 최종조립은 태국에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첫 번째 결과물이 ‘D750’으로 이전 풀프레임 카메라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 있는 가격에 선보였다. 니콘이 DSLR 카메라 라인업 전반에 걸쳐 풀프레임을 전면 도입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메라 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CIS에 대한 각 업체의 경쟁력 강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며 “결국 카메라 사용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고성능 모델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이를 통해 렌즈나 액세서리를 통한 수익성 확대에 당분간 집중하리라 본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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