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CNI·동양네트웍스 사업조정 속도… IT사업두고 희비 엇갈려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동부CNI의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동양네트웍스는 IT사업부문 매각 불발로 생존전략을 다시 모색해야하는 처지가 됐다. IT서비스 업체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IT사업부문을 놓고 양사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동부CNI는 지난달 18일 공시를 통해 “IT 사업부문의 IBM 및 델 총판 사업을 저수익성과 해당 사업특성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 때문에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시를 통해 사업 철수를 밝힌 지 한 달이 못돼 델과 IBM의 총판 사업을 담당하던 조직 구성원 대부분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델의 경우 새로운 총판으로 서울도시가스그룹 계열 IT서비스 업체인 에스씨지솔루션즈를 받아들였다. 에스씨지솔루션즈에는 동부CNI의 델 유통담당 인력과 IBM 담당 일부 인력이 흘러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CNI 관계자는 “델과 IBM의 유통 사업을 포기했기 때문에 우리가 그쪽에 인력이전 및 사업이관을 한 것은 맞지 않는 얘기”라며 “퇴사한 인력이 자연스럽게 다른 회사에 합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동부CNI는 델과 IBM 등 솔루션 유통사업을 매각해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려고 했다. 하지만 글로벌 업체와의 계약상 총판권 판매가 여의치 않자 아예 사업을 포기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따라서 업계에서 얘기되던 현대BS&C 등과의 IT솔루션 유통 부문 매각 협상도 없던 일이 되어 버렸다.
금융IT 사업에 대한 정리도 속도를 내고 있다. 동부CNI는 4일 공시를 통해 IT서비스사업 부문 중 동부그룹 금융계열사를 대상으로 하는 IT시스템 운영사업을 분할해 에프아이에스시스템(가칭)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동부CNI는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동부화재 등 동부금융 계열사를 대상으로 하는 IT운영사업부문을 금융계열사에 매각하는 방법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금융회사가 IT자회사를 직접 인수하는 것은 금융당국의 규제와 배치되고 효용성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별도 회사로 독립시킨 것.
현재 동부CNI에서 금융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해 운용하고 있는 인력은 170여명 내외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동부CNI는 “신설회사의 규모에 대해선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IT유통사업 일부와 금융계열사 대상 IT사업을 포기하거나 분리시키면서 동부CNI의 IT사업은 일부 공금융 및 외부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IT아웃소싱 사업과 국내 솔루션 유통 사업(아이타)만 남게 됐다. 금융계열사에 대한 IT아웃소싱과 안정적인 수익을 내주던 유통 사업 일부를 접으면서 동부CNI는 대외사업 개척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동양네트웍스 IT사업부문 인수를 위해 실사를 진행해 오던 대우정보시스템이 인수 포기를 선언하면서 동양네트웍스는 IT사업부문을 중심으로 한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동양네트웍스는 IT사업부문 매각을 통해 채무해결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려 했지만 대우정보시스템의 인수 포기 이후 IT사업부문을 중심으로 한 사업재편에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부 IT사업부문의 경우 매각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정보기술이 동양네트웍스가 가지고 있는 베트남 합작회사 지분 50%을 최근 인수한 것. 동양네트웍스는 동양증권과 베트남 에이치피티(HPT)사와 합작해 2008년 증권 IT회사를 현지에 설립한 바 있다.
이번에 현대정보기술이 동양네트웍스의 에이치피티 지분 50%를 인수하면서 동양네트웍스가 보유하고 있던 베트남 증권솔루션인 티솔루션(T-solution)의 소유권도 현대정보기술로 넘어갔다.
동양네트웍스로선 증권 IT시장의 활황이 예상되는 베트남에서의 기반을 내준셈이 됐지만 금융IT 분야에서의 역량이 아직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선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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