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주전산기 갈등 임영록 KB회장·이건호 국민은행장 중징계 확정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금융감독원이 4일 주전산시스템 전환 과정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온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게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내렸다.
지난 8월 21일 제재심의위원회가 임 회장과 이 행장에게 ‘주의적 경고’를 내렸지만 최수현 금감원장은 장고 끝에 이를 철회하고 당초 통보됐던 중징계 결정을 내린 것.
이에 따라 이건호 행장의 징계는 즉각 확정되며 임 회장은 지주회사 법에 따라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치게 된다. 중징계가 확정되면 사실상 현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금융권의 관례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전산시스템 전환 논란의 결과로 국내 최대 금융그룹과 은행의 수장이 물러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4일 국민은행 주전산기 전환사업에 대한 부문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사 결과 국민은행은 주전산기 관련 컨설팅보고서가 유닉스에 유리하게 작성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고 주전산기의 유닉스 전환 관련 성능검증(BMT) 결과 및 소요비용을 이사회에 허위보고한 사실 등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주전산기 전환 추진과 관련해 사회적 물의를 야기한 국민은행에 ‘기관경고’ 조치하고, 은행장(문책경고) 등 총 17명의 임직원을 제재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주전산기 검토를 위한 외부 기관의 컨설팅 보고서를 제출받는 과정에서 컨설팅 보고서 작성자에게 특정 기종(유닉스)에 유리하게 보고서를 작성토록 요구해 최종 컨설팅보고서에서 주전산기의 기종전환(메인프레임→유닉스) 리스크는 축소토록 한편, 메인프레임에 유리한 내용은 삭제하고 유닉스에 유리한 내용은 과장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민은행은 주전산기 전환과 관련해 성능검증(BMT) 결과 및 소요비용 등을 이사회에 허위‧왜곡 보고해, 이사들이 객관적 사실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경영의사결정을 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CPU 과부하시 안정성 등에 대해 아예 검증조차 실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능검증 결과 문제가 없다고 이사회에 허위보고하는 한편 메인프레임 프로그램의 유닉스로의 자동전환률이 99%라고 사실보다 과장해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문제에서도 조작이 드러났다. 성능검증 결과, 유닉스 전환에 소요되는 비용이 3055억원으로 당초 이사회에 보고한 예산(2064억원)을 크게 초과하자, 시중은행에서 사용된 전례가 없고 성능도 검증되지 않은 기종의 가격을 마치 성능이 검증된 것처럼 왜곡하는 등 부당한 방법으로 견적금액을 축소(1898억원)해 이사회에 보고했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국민은행장이 취임 이후 감독자의 위치에서 주전산기 전환사업에 대해 11차례에 걸쳐 보고를 받았음에도, 직무상 감독의무 이행을 태만히 해 위법․부당행위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함에 따라 사태 확대를 방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KB금융지주 경영진은 국민은행 주전산기의 유닉스 전환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유닉스 전환시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시스템리스크를 은폐해 경영협의회와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국민은행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KB금융지주 임영록 회장에 대해서 금감원은 국민은행 주전산기 전환사업과 그에 따른 리스크에 대해 수차례 보고받았으면서도, 국민은행의 주전산기를 유닉스로 전환하는 사업을 강행하려는 의도로 자회사 임원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며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문책경고’ 의견으로 금융위원회에 건의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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