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 8년 클라우드 운영 노하우, 경쟁사 따라하기 힘들어”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경험은 데이터와 달리 압축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집중 투자를 한다고 해도 아마존웹서비스(AWS)의 8년 운영 노하우를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어렵죠.”
2일 염동훈 AWS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자신했다. 자신이 몸담았던 구글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이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AWS의 차별화 포인트는 바로 그동안 축적된 운영 노하우라는 설명이다.
AWS의 지난 2006년부터 시작된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부다. 염 대표는 지난 1월 초 AWS 한국지사 수장으로 부임했다. 대표 취임 후 그가 미디어 인터뷰 등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서비스 경험과 다양성·깊이, 혁신의 속도, 글로벌 인프라, 가격 철학, 에코시스템은 AWS의 경쟁력”이라며 “단순히 운영을 하는 것과 문제 없이 운영을 잘하는 것은 다른 문제인 만큼, 클라우드 서비스에선 AWS가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AWS를 사용하는 국내 기업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국기업 가운데는 삼성전자, LG전자 등을 비롯해 아모레퍼시픽, 다음, 넥슨, 게임빌, 파이브락스 등이 AWS를 이용하고 있다. 잡플래닛, 비트패킹컴퍼니, 말랑스튜디오 등 최근 등장한 인기 스타트업들도 AWS의 고객이다.
염 대표는 “에이비앤비나 드롭박스와 같은 글로벌 스타트업들은 클라우드 없이는 서비스를 못한다고 얘기할 정도”라며 “숙박공유서비스업체인 에어비앤비의 경우 하루에 15만개의 방이 예약될 정도로 인기가 높지만, 이들의 IT운영인력은 5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대기업의 클라우드 사용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며 “일본의 경우, 도쿄에 데이터센터가 건립된 이후 대기업들의 이용이 많이 늘었는데 국내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과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고객이 있는 곳에 다 가야한다는 것이 기본 철학인 만큼, AWS은 다음 지역(Region)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한국도 검토 대상 중 하나”라고 답했다.
염 대표는 “클라우드를 선택해야 하는 많은 이유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바로 ‘차별화되지 않는 일에 힘을 쏟지 마라(undifferentiated heavy lifting)’는 것”이라며 “매번 새로운 장비를 구매하고 데이터센터를 꾸미는 (누가 하든 거의 차이가 없는) 일 대신 새로운 가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클라우드는 분명한 대세이고, AWS을 통해 강한 국내 기업을 탄생시키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염동훈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Q. 최근 일부 고객들이 클라우드 서비스의 이점으로 가격보단 즉시성을 말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예를 들어 우리 고객 중에 다음처럼 보유하고 있는 서버 대수가 몇만대 이상 되는 고객은 나름대로 장비 구매 가격 경쟁력이 있을 것이고, 그럴 경우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에 큰 가격 메리트를 못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가격 비교는 단순히 서버가 아닌 총소유비용(TCO) 측면에서 생각해야 한다. 특히 장비를 한번 사면 최소 3~4년은 사용을 해야 하는데, 최신 장비는 1년에도 몇 번씩 새롭게 출시된다. AWS의 경우 매번 장비 사영은 높아지지만, 가격은 떨어진다. AWS를 이용하면 항상 최신 기술을 통해 IT를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Q. 현재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가 크게 늘지는 않는 것 같다. 향후 클라우드가 많이 활용될 분야는 어디일까.
A. 전사적자원관리(ERP) 같은 부문이 클라우드 서비스로 넘어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분야들, 예를 들어 유전자분석과 같이 수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는 빅데이터 같은 분야가 클라우드의 장점을 가장 잘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대기업들의 사용율도 늘어나고 있는데, 일본의 경우가 최근 그렇다. 일본은 한국보다 클라우드 도입율이 2년 정도 앞서는 것으로 보이는데 점차 우리나라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3일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교육 세미나 ‘AWSome 데이’ 참석자를 봐도 절반이 대기업 인원이다.
Q. AWS가 전세계에서 개최하는 고객 대상 컨퍼런스 ‘AWS 글로벌 서밋 2014’에서 당초 한국이 포함돼 있었는데 빠졌다. 어떻게 된 것인가.
A. 당초 계획이 변경됐다. 3일에는 대신 AWS 클라우드 사용법을 습득할 수 있게 해주는 ‘어썸(AWSome) 데이’를 개최한다. 어썸 데이는 국내에서는 세 번째로 진행되는 행사로 이번에는 약 1200~1300명이 신청했다. 글로벌 서밋의 한국 개최는 내년 초로 미뤄진 상태다.
Q. 최근 국내 데이터센터(IDC) 구축에 대한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A. “고객이 있는 곳엔 다 가야한다”는 것이 AWS의 기본 철학이다. AWS은 데이터센터가 위치한 지역을 리전(Region)이라고 부르는데, 현재 지속적으로 다음 리전에 대한 투자 및 설립을 검토 중이다. 한국도 검토 대상 중 하나다.
Q. 구글에서 오랫동안 몸담아왔고 최근 AWS코리아에 있던 임원이 구글코리아 클라우드 총괄로 자리를 옮겼다. 향후 경쟁구도에 대해 어떻게 보나.
A. 많은 기업들이 클라우드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자체가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언제나 경쟁은 좋은 것이고, 다 같이 시장 파이를 키워나가기를 기대한다.
Q. 기업들이 클라우드 도입을 주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A. 변화의 두려움이 가장 크지 않을까. 대부분이 리스크(위험부담)를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장비는 꼭 내가 갖고 있어야 좋다는 편견이 있다고 생각한다.
Q. 아마존닷컴 등 타 사업의 국내 진출 가능성은?
A. 그것은 내가 말할 수 없는 문제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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