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은행 통합 선언, IT시스템 통합 사업 급물살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하나은행(은행장 김종준)과 외환은행(은행장 김한조)이 통합 선언문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통합절차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두 은행의 IT시스템 통합 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물리적 통합은 IT시스템 통합으로 완성된다. 이미 금융권 컴플라이언스 사업에 공동 대응해 온 두 은행은 이번 통합 사업을 통해 ‘원뱅크’로서의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융 IT시장에선 기업은행 포스트 차세대 사업을 잇는 또 다른 대형 사업으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양 은행의 IT통합 사업은 규모나 기술적 측면에서 사실상의 차세대 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19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각 은행장과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위한 선언문’에 서명하고 이를 위한 공식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통합을 위해 양 은행은 다음 주 이사회를 개최해 통합 결의 및 통합계약서 승인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어 통합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킨 후 통합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외환은행 노조와의 갈등이 예고되고 있긴 하지만 은행장들이 통합을 공식화한 만큼 IT시스템 통합 사업도 전격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미 지난 2012년부터 양 은행 IT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이 하나금융지주를 중심으로 한 IT 연락 담당(Liaison Officer) 기능을 꾸려온 만큼 양 은행의 IT통합을 위한 사전작업은 물밑에서 구체화돼 왔다.
특히 최근 무산되긴 했지만 외환은행 IT 업그레이드 사업은 빠른 IT통합을 염두에 두고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금융 IT시스템 역량과 기반을 ‘표준화’한다는데 초점을 두고 추진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을 공식화하고 나서면서 IT시스템 통합에 있어서 ‘편법’ 보다는 ‘정공법’을 내세운 접근이 가능해졌다는 평이다.
이미 양 은행은 물리적 통합 단계에서 ‘차세대시스템’을 기반으로 새로운 통합 은행을 출범시킨다는 복안을 구상한 것으로 전해진다. 물리적 통합을 위해선 은행 IT시스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코어뱅킹 시스템을 통합해야 하는데 이는 최근 계정계와 정보계를 따로 진행하는 차세대시스템 구축 트렌드와도 부합한다.
따라서 물리적 통합 움직임이 급박해진 지금 우선 코어뱅킹을 중심으로 한 계정계 통합 후 정보계 시스템 사업 발주가 이어지는 모델이 시간상으로도 무리가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또한 정보계 및 개별 업무시스템의 경우 두 은행의 업무시스템 중에서 최적화된 시스템을 통합은행에 적용해 리모델링하는 방안이 제시된 바 있는데 이는 외환은행의 IT업그레이드 사업이 완성됐을 때를 전제로 하는 만큼 지금은 현실성이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환은행의 IT업무 시스템을 고도화 한 후 하나은행과 개별 시스템 비교를 통해 업무별로 완성도가 높은 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재개발이 모색됐지만 현재로선 선 통합 후 차세대시스템으로 바로 가는 모양이 유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통합이 공식화된 만큼 재무, IT 등 사안별로 TF가 구성돼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며 “차세대와 관련해선 실무 차원에서 통합, 또는 차세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경영진에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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