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독자 모바일 AP ‘오딘’ 사업 좌초 위기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LG전자가 ‘부품내재화’ 기치를 내걸고 야심차게 추진해왔던 독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사업이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독자 모바일 AP ‘오딘’의 상용화 일정은 오는 10월께로 미뤄졌다. 당초 회사는 7월 오딘 탑재 스마트폰을 상용화하려 했으나 쿼드HD(QHD, 2560x1440) 해상도의 ‘G3’를 앞당겨 출시하면서 계획했던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오딘은 풀HD 해상도에 최적화된 AP여서 QHD 패널을 탑재한 G3에는 적용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G3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801이 탑재돼 있다.
오딘의 절대 성능이 예상보다 떨어졌던 것도 상용화가 늦춰진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LG전자 시스템반도체(SiC)연구소 모바일AP(MAP)실은 지난해부터 여러 버전의 오딘 시제품을 개발, 테스트해왔다. 클록 속도를 높이면 발열이 심하게 나타나는 문제를 좀처럼 잡지 못해 개발 과정에서 난항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진다.
10월 상용화가 이뤄지더라도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는 탑재될 수 없다는 점은 문제다. 오딘에는 ARM 코어텍스 A15(고성능)와 A7(저전력) 코어를 혼합한 빅리틀(big.LITTLE) 아키텍처가 적용된다.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이매지네이션의 파워VR 시리즈6이 탑재된다. 대만 파운드리 업체인 TSMC의 28나노 공장에서 생산된다. 업계 전문가는 “QHD를 지원하지 못하는 점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10월 상용화가 이뤄지더라도 전략 제품에는 탑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전자는 모바일 AP 사업이 손익분기점을 넘으려면 연간 출하량이 1000만대를 상회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G3 같은 전략 모델에 탑재되지 못한다면 1000만대 출하량을 채우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상용화에 성공하더라도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오는 10월에도 오딘 탑재 스마트폰이 출시되지 못한다면 상용화 계획 자체를 접어야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내년 초에는 20나노 공정과 64비트 명령어를 지원하는 최신 모바일 AP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LG전자는 현재 오딘의 차기 버전인 ‘오딘2’를 병행 개발하고 있다. 오딘2에는 64비트 명령어를 지원하는 ARM A50 시리즈(저전력 A53 및 고성능 A57) 코어와 말리 GPU가 탑재된다. 생산 공정은 20나노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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