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SK커뮤니케이션즈(대표 이한상, 이하 SK컴즈)가 싸이월드를 떼어내는 특단의 조치를 내림으로써 향후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컴즈는 지난 달 29일 싸이월드를 종업원지주회사 형태(EBO) 통한 벤처화로 재도약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진에 빠진 싸이월드에 벤처 정신을 주입해 다시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SK컴즈 소식에 능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SK컴즈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절박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이라면서 “싸이월드를 SK컴즈에서는 살리기 어려워 재창업 수준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설명했다.
현재 SK컴즈는 현재 큰 위기에 빠져있다. 지난 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해 10월 희망퇴직 실시 이후 회사의 반등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다. 이 기간동안 싸이월드는 완전히 추락했고, 네이트 검색 점유율도 무의미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특단의 대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싸이월드 분사는 이같은 상황에서 나온 특단의 대책이다. 싸이월드뿐 아니다. 싸이메라도 조직을 분사하거나 해외합작법인 설립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네이트 검색도 직접 운영하는 방식보다 외부와의 제휴를 통해 서비스하기로 했다. 경쟁력이 낮은 검색 기술 개발은 외부에 맡기고, 다른 분야에 내부 리소스를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다음과의 제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SK컴즈와 다음은 검색 광고 분야에서 제휴를 맺고 있다.
이와 함께 12월 2일부터 13일까지 2주간 전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을 실시할 예정이다.
SK컴즈 경영진 측은 내부적으로 재도약을 위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SK컴즈라는 회사를 정리하는 수순이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 포털 업계 관계자는 “싸이월드와 싸이메라는 분사하고, 검색 서비스는 제휴로 전환하면 SK컴즈에 무엇이 남느냐”면서 “회사 전체를 매각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쪼개는 듯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싸이월드를 종업원지주회사로 분사하겠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실제로는 내부적으로 이같은 논의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나 많은 종업원이 분사된 싸이월드에 참여할 것인지 사전조사도 없었다.
SK컴즈 한 내부 직원은 “중대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은 있었지만 싸이월드 분사에 대해 언론보도가 쏟아지고 있음에도 사내에는 아무런 공지도 없다가 오후 늦게나 알렸다”면서 “팀장 이상 간부들도 보도가 나온 당일날 오전에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SK그룹은 지주회사는 증손자회사를 둘 수 없다는 공정거래법 때문에 오는 2015년 9월 말까지 SK플래닛이 보유한 SK컴즈 지분을 100%까지 늘리거나 매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