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내년에도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칩 공급량 증가세가 수요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보여 삼성전자 등 낸드플래시 업체들이 ‘좋은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1일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는 내년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가 올해보다 13.3% 증가한 2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대로라면 낸드플래시 시장은 올해와 내년 2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트랜드포스는 설명했다. 수요와 공급 관점으로 보면 수요 성장세를 공급량 증가세가 따라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트랜드포스는 내년도 비트(bit) 단위 수요 성장률을 37.6%로 예상한 반면 공급량 성장률은 이보다 낮은 36.3%로 예상했다. 즉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낸드플래시 거래 가격이 소폭 상승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우선 수요단을 보면 SSD와 임베디드멀티미디어카드(eMMC)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SSD의 성장세가 크다. 얇고 가벼운 울트라북 등에 SSD 적용이 확대되면서 전체 낸드플래시 출하 제품 가운데 SSD 탑재 비중은 올해 13%에서 내년 25%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판매 확대에 힘입어 해당 제품에 탑재되는 eMMC 및 eMCP 역시 탄탄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트랜드포스는 내년 스마트폰 출하량이 11억69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태블릿의 경우 올해보다 19% 증가한 2억1900만대가 출하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덕에 eMMC 출하량 증가세는 3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긍급량 증가세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은 내년 낸드플래시 시장을 밝게 전망하는 주된 이유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 D램 공장 화재로 자사 낸드 물량 일부를 D램 생산으로 돌렸다. 트랜드포스는 올해 연간 16기가비트(Gb) 단품 기준 낸드플래시 출하량을 전년 대비 40.3% 증가한 204억6600개로 예상했다. 이는 당초 예상치(40.8% 증가) 대비 낮아진 것이다. 올해 연간 낸드플래시 생산용 웨이퍼 투입량(12인치 기준)은 1240만장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에 그쳤다. 화재 사고로 글로벌 낸드플래시 공급량 역시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트랜드포스는 SK하이닉스의 화재 사고로 인한 제한적인 낸드플래시 공급 상황이 내년 1분기 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도시바, 마이크론은 내년 신규 증설보단 공정 업그레이드 투자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3D V낸드 공장이 내년 상반기 가동될 예정이지만 연말까지는 수율 및 생산 효율을 개선하는 데 대부분의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여 공급 증가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트랜드포스는 “내년 낸드플래시 비트 성장률(36.3%)은 과거 대비 최저 수준”이라며 “칩 공급업체들이 이익을 남기는 방향으로 이 같은 투자 전략을 고수하고 있어 내년도에도 수급 상황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