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KT 이석채 대표가 결국 회사를 떠났다. 이석채 대표가 떠난 자리는 일단 표현명 사장이 대신한다.
12일 KT는 서울 서초사옥에서 긴급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석채 대표 사임과 비상경영체제,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출을 위한 CEO추천위원회 구성 등을 논의했다.
이사회에서는 이석채 대표의 사표를 수리하고 비상경영체제를 출범시켰다. 이 대표 직무 대행은 표현명 사장이 맡았다. CEO추천위원회는 다음 주 중 이사회를 열어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 표 사장은 후임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KT의 대표를 담당하게 된다.
이사회는 이날 오후 2시15분경 시작해 3시50분경 마쳤다. 이 대표는 오후 1시55분경 회사에 나와 사표를 제출하고 오후 2시50분경 서초사옥을 떠났다. KT는 이날 서초사옥 지하주차장의 일반인 출입을 통제하고 이 대표 동선에 대해 극도의 보안을 유지했다. 이사회 참석자들은 1층 로비를 이용하지 않고 지하주차장으로 직행했다. 이 대표는 들어올 때와 나갈 때 차량을 바꿔 탈 정도였다. 이 때문에 취재진도 이 대표를 차량으로 이동하는 모습만 볼 수 있었다.
이 대표는 “KT 임직원과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것을 축복으로 생각하고 끝까지 잊지 않겠다”고 퇴임 소감을 전했다.
KT 이사회는 총 10명의 이사로 구성됐다.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7인이다. 사내이사는 ▲이석채 회장 ▲표현명 텔레콤&컨버전스(T&C)부문장(사장) ▲김일영 그룹 코퍼레이트센터장(사장) 등 3명이다. 사외이사는 ▲김응한 미시간대 경영학 석좌교수 ▲이춘호 교육방송(EBS) 이사장 ▲이현락 세종대 석좌교수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성극제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 ▲차상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송도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등 7명이다. 김응한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이다. 이날 이사회는 10명의 이사가 모두 참석했다.
KT 이사회는 “경영 공백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후임 CEO 선임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KT가 하루빨리 정상궤도에 올라갈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에 수사를 마무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CEO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7인과 사내이사 1인으로 꾸려진다. 하지만 CEO추천위원회가 현재 KT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인물을 공정하게 선정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사외이사 7인 중 6인이 인사에서 논란이 있었던 인물이다.
이춘호 박병원 사외이사는 이명박(MB) 정부와 관련 있다. 이춘호 사외이사는 MB정부 초대 여성부 장관 후보자로 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했다. 박병원 사외이사는 MB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다.
이현락 성극제 차상균 송도균 사외이사는 이석채 대표의 사람으로 분류된다. 이현락 사외이사는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이 대표 대학동문이다. 성극제 사외이사는 김영삼 정부 청와대 행정관으로 이 대표 대학동문이다. 차상균 사외이사는 협력사 경영진 이력이 있다. 송도균 사외이사는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을 거쳐 이 대표가 근무했던 법무법인 태평양에 근무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