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애플 그늘 벗어날 수 있을까…‘갤럭시기어’ 첫 시험대
- 갤럭시기어, 시장 창조자 능력 방향타…업계, ‘반신반의’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가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에서 ‘마켓 크리에이터(Market Creator)’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삼성전자가 스마트시계 시장 창출에 강력한 자신감을 내비친 가운데 성공여부를 가름할 수 있는 첫 제품 ‘갤럭시기어’가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27일 삼성전자는 스마트시계 ‘갤럭시기어’의 전 세계 판매에 돌입했다. 국내를 포함 전 세계 58개국 동시 출시를 시작으로 140여국에 10월까지 출시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국내 출고가는 39만6000원이다.
갤럭시기어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음성통화를 할 수 있고 각종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기기다. 자체 사진 촬영 기능을 갖췄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과 연동된다. 10월 중 ‘갤럭시S4’와 연내 ‘갤럭시노트2’ 및 ‘갤럭시S3’로 연동 폭을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기어를 통해 시장 창조자로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스마트폰 및 휴대폰 판매량 세계 1위임에도 불구 경쟁사 특히 애플에 비해 혁신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삼성전자가 애플에 비해 저평가 받는 이유는 시장 창출 능력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현재 모바일 업계 흐름과 재편을 가져온 것은 애플이다. 삼성전자는 변화를 촉발하기 보다는 변화에 가장 먼저 적응했다고 보는 것이 적합하다. 시장 창조자는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업계 전반에 확산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애플은 지난 2007년 스마트폰 2010년 태블릿 시장을 만들었다. 애플이 출시한 스마트폰 ‘아이폰’은 현재 시판 중인 대부분 스마트폰의 원형이 됐다. 터치스크린과 애플리케이션(앱) 생태계는 관련 산업 진흥도 가져왔다. 2010년 선보인 ‘아이패드’는 PC의 틀에 같혀있던 태블릿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업무용 기기가 아닌 개인용 기기, 콘텐츠 제작 도구보다 콘텐츠 소비 도구로 접근은 업계 전반에 확산됐다.
삼성전자도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 폭이 애플보다 부족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시대 들어 ‘펜’을 내장한 노트 제품군을 만들었다. 삼성전자 정보기술 및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IM)부문장 신종균 대표는 수차례 “펜을 내장한 노트 제품군은 삼성전자가 패스트 팔로워에서 마켓 크리에이터로 거듭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할 정도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제품군이다. 하지만 여전히 펜은 삼성전자만의 차별화 지점이지 업계 전반이 채용하고 있는 기술은 아니다.
이를 의식한 듯 지난 25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마케팅그룹장 이영희 부사장은 “유럽과 미국에서 혹평을 하는 등 갤럭시노트에 회의적 시각 있었지만 신 카테고리를 만들었다”라며 “갤럭시기어도 마찬가지다”라고 역설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여전히 갤럭시기어 성공에 반신반의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삼성전자가 물량 확대를 위해 연내 가격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추정도 제기됐다. 통신사 관계자들은 “시장 반응 보다는 삼성전자의 의지가 판매량을 결정할 것”이라며 “이는 해외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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