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마이크로소프트가 오라클 오픈월드 2013 컨퍼런스에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MS와 오라클은 거의 협력관계가 없는 회사들로, MS가 오픈월드에 참석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두 회사의 관계에 중요한 변화가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오라클 오픈월드 2013 셋째날, MS 클라우드 사업 담당 브래드 앤더슨 부사장이 기조연설 무대에 올랐다. 이 무대는 래리 앨리슨 회장 기조연설 바로 앞 시간이어서, 황금 시간대라고 볼 수 있었다.
이는 두 회사의 관계에 중요한 변화가 있음을 시사한다. 앞선 지난 6월 오라클과 MS는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협력키로 발표한 바 있는데, 이에 큰 진전이 있음을 보여준다.
무대에 오른 앤더스 부사장은 “아마 MS의 임원이 오라클 오픈월드에 와서 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오라클 DB와 자바 스탠다드 에디션, 오라클 웹로직이 윈도 서버 하이퍼-V 및 윈도 애저에서 인증을 받았음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오라클은 자사 DB를 윈도 서버의 가상화 엔진인 하이퍼-V에 대한 인증을 하지 않았다. 하이퍼-V 기반에서 오라클 DB를 구동할 때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오라클이 지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하이퍼-V 상에서 오라클 DB를 운용하는 기업은 거의 없었다.
두 회사가 상대 제품에 대한 인증을 하지 않았던 이유는 자사 제품과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오라클 DB는 MS SQL 서버와 경쟁관계에 있고, 윈도 서버 운영체제는 오라클 리눅스 및 솔라리스 운영체제와 경쟁해 왔다.
그러나 이번 발표로 윈도 서버 가상화 환경에서도 오라클 DB를 구동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MS는 윈도 애저 상에서 오라클 DB 및 리눅스 인스턴스를 판매한다.
이같은 변화는 두 회사 현재 입장을 반영한다.
MS는 클라우드 컴퓨팅에 올인(All- In)을 선언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DB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라클 DB를 거부하고 자사의 MS SQL 서버만 고집할 경우, 영원히 아마존을 넘을 수 없을 수도 있다. MS SQL 서버 판매에 다소 지장이 있더라도 윈도 애저의 활성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오라클 입장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운영체제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출하되는 서버 중 4분의 3에는 윈도 서버 운영체제가 설치돼 있다.
앤더슨 부사장은 “윈도 서버의 워크로드를 보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웹과 DB”라면서 “윈도 서버 상에서 오라클 DB가 구동된다면 이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일반적인 세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