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링크2013] 퀄컴의 미래비전 ‘디지털 육감’… ‘3C’ 구현 플랫폼이 핵심 요소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모바일 기기는 스스로 상황을 인지하고 사용자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겁니다. 이러한 디지털 육감(Sixth Sense, 六感)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야 말로 퀄컴이 나아갈 방향이자 비전입니다.”
폴 제이콥스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3일(현지시각)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 자체 모바일 생태계 컨퍼런스 ‘업링크 2013’의 기조연설자로 나와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20년이면 250개의 기기가 상호 연결돼 커다란 기술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며 “연결성(Connectivity), 맥락(Context), 제어(Control) 기술이 디지털 육감 시대를 여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퀄컴 업링크 2013에는 전 세계 약 2500여명 가량의 개발자,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모뎀 및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무선통신용 하드웨어로 모바일 시장을 거머쥔 퀄컴은 이번 행사에서 독자 소프트웨어(SW) 생태계를 확대해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3C 핵심, 퀄컴 SW 개발 플랫폼=제이콥스 CEO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상황인지 SW 개발 플랫폼 ‘김발(Gimbal)’, 증강현실(AR)을 위한 ‘뷰포리아(Vuforia)’, 연결된 기기간 정보를 교환하는 ‘올조인(All Joyn)’, 클라우드 의료 정보를 제공하는 ‘투넷(2net)’ 등을 소개했다. 이들 SW 개발 플랫폼은 디지털 육감 시대를 열기 위한 ‘3C(Connectivity, Context, Control)’의 핵심이라고 퀄컴은 설명했다.
퀄컴의 김발 플랫폼을 활용하면 모바일 기기가 스스로 상황을 인지할 수 있다. 예컨대 특정 상점에 들어가면 쿠폰과 메뉴 등이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자동으로 뜨는 식이다. 뷰포리아는 기기의 카메라를 활용, 사물의 구체적 정보를 제공하는 증강현실 플랫폼이다. 이날 퀄컴은 책상 위를 카메라로 비춘 뒤 이를 3D 지도로 변환, 게임에 활용하는 데모를 시현해보였다.
올조인은 운영체제, 하드웨어 플랫폼에 상관없이 기기를 연결시킬 수 있는 개발 플랫폼이다. 퀄컴은 올조인을 기반으로 개발된 사운드(음악) 공유 기술 ‘올플레이’를 업링크 2013에서 첫 공개했다. 올플레이 기술을 활용하면 스마트폰에서 재생되는 음악을 거실의 홈시어터 등 각종 가전제품에서 스트리밍 방식으로 들을 수 있다. 제이콥스 CEO는 “개발자 및 기기 제조업체들이 올플레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올 연말 전용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퀄컴의 헬스케어 개발 플랫폼인 ‘투넷 모바일’의 SDK도 이날 새롭게 선보여졌다. 투넷은 건강 관련 정보를 저장하는 일종의 데이터 플랫폼이다. 투넷 모바일을 활용하면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탑재된 센서로 사용자의 건강 정보를 읽어 서버로 전송할 수 있다.
◆스마트워치 ‘톡’ 디지털 육감 기술의 집합체=제이콥스 CEO는 이날 독자 기술로 개발한 스마트워치 ‘톡(Toq)’을 전격 공개했다. 톡은 올 4분기부터 온라인 사이트 등을 통해 판매된다. 가격은 300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퀄컴은 그러나 톡이 ‘한정판’으로 판매될 것임을 강조하고 완제품 사업에 진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말하자면 톡에 탑재된 독자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우수한 기술력을 알려 부품 판매을 늘리고 개발자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퀄컴은 업링크 행사에 참여한 개발자, 업계 관계자 1000명(선착순 신청)에게 톡을 무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톡에는 퀄컴의 독자 기술인 미라솔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미라솔은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공정으로 제작되는 디스플레이 패널로 액정표시장치(LCD)와는 달리 광원 없이도 화면 구현이 가능하다. 햇빛에 직접 노출돼도 종이 신문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명암비와 반사율을 구현한다는 것이 퀄컴 측의 설명이다. 별도 백라이트가 필요 없기 때문에 얇고 전력 소모량도 매우 적다.
퀄컴의 독자 무선충전 기술인 ‘Wi파워 LE’도 적용됐다. 충전기 위에 톡을 올려두면 자동으로 충전이 이뤄진다. 함께 제공되는 블루투스 헤드셋도 무선으로 충전을 할 수 있다. 톡과 헤드셋간 통신은 블루투스 기술을 활용한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하는 톡은 전화 통화, 문자 확인, 일정 알림, 날씨 등의 기능이 제공된다. 퀄컴은 올조인과 투넷 등의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혁신 기능이 톡에 추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이콥스 CEO는 “스마트워치 톡은 두 번째의 스마트폰 화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라며 “사용자가 알아야 할, 알고 싶은 정보를 제공하는 디지털 식스센스 기술의 집합체”라고 설명했다. 그는 “퀄컴이 구현하고자 하는 모바일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톡을 개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선통신, 모바일AP 지배력 공고=퀄컴의 사업 기반인 무선 모뎀 및 AP 역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제이콥스 CEO의 뒤를 이어 두 번째 기조연설을 진행한 머씨 렌더친탈라 퀄컴 테크놀로지 사장은 “삼성 갤럭시노트3, LG G패드 8.3, 소니 엑스페리아 Z1, HTC 디자이어 601, 에이서 리퀴드 S2 등 주요 업체의 완제품에 퀄컴의 모바일 AP인 스냅드래곤이 400, 600, 800이 탑재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갤럭시노트3에 퀄컴의 차세대 고주파(RF) 전력관리 칩인 QFE1100이 첫 탑재됐다고 밝혔다. RF칩은 기지국으로부터 고주파 신호를 받아 통신칩이 처리 가능한 저주파 대역으로 변조, 혹은 그 반대의 역할을 하는 제품이다. 퀄컴 QFE1100은 통신 모드에 모드에 따라 최대 30%의 통신용 전력 소모량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렌더친탈라 사장은 “퀄컴은 모바일 시스템온칩(SoC)의 구성 요소인 중앙처리장치(CPU, 크레이트 코어), 그래픽처리장치(GPU, 아드레노 코어), 디지털신호처리장치(DSP, 헥사곤 코어), 무선통신 모뎀 솔루션(고비) 등 다양한 하드웨어 설계 기술을 모두 보유한 기업”이라며 “단순히 CPU 코어 수를 늘리는 게 아니라 이런 다양한 코어의 능력을 끌어올려 전력 소모량을 낮추고 성능을 높이는 혼합기종(헤테로지니어스) 컴퓨팅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샌디에이고(미국)=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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