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카메라 시장…삼성전자, 소니의 다른 시장 접근법
- 각자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전략 구사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삼성전자와 소니가 하루 차이로 신형 미러리스 카메라를 발표했다. 먼저 제품을 공개한 업체는 소니. 28일 ‘NEX-5T’와 ‘알파3000’으로 승부수를 던졌고 삼성전자는 하루 뒤 ‘갤럭시NX’로 맞불을 놓은 모양새다.
NEX-5T는 기존 NEX 시리즈와 큰 차이는 없다.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추가하고 180도 회전 플립 액정표시장치(LCD) 등이 차별화 포인트다. 오히려 주목할 제품은 알파3000이다.
알파3000은 모양은 DSLR 카메라와 비슷하지만 사실은 미러리스 카메라다. 렌즈도 미러리스 카메라 E마운트를 그대로 쓴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가격이다. 표준 줌렌즈(18~55mm)를 더해 399달러(한화 약 44만5000원)에 판매된다. 웬만한 미러리스·DSLR 카메라보다 싸다.
반대로 갤럭시NX는 프리미엄 미러리스 카메라를 지향한다. 번들렌즈를 포함한 가격이 180만원으로 알파3000을 3대 가량 마련할 수 있다. 기존 ‘갤럭시카메라’와 마찬가지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하고 쿼드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롱텀에볼루션(LTE), 듀얼밴드 와이파이 등 스마트폰 경쟁력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두 업체는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DSLR 카메라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시장에서 니콘, 캐논 등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존재감도 크지 않다.
다만 최근 상황이 급변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전 세계 콤팩트 카메라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되면서 상대적으로 하이엔드, 미러리스 카메라가 부상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부터 500달러(한화 약 56만원) 이상 하이엔드 카메라 시장에서 소니 RX100을 제치고 7개월 연속 1위에 올랐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물론 RX100과 갤럭시카메라의 가격대가 다르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이 같은 설명은 다소 무리가 있지만 스마트카메라라는 새로운 영역을 적극적으로 파고들었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는 점은 인정할만하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현재 갤럭시카메라는 출시 10개월이 넘은 상황에서도 월 3만대 가량을 판매하고 밝혔다. 체코, 포르투갈, 필리핀,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글로벌 신흥국가를 위주로 20여 개국 이상에서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 시장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소니의 전략은 다소 차이가 있다. 전 세계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콤팩트의 연장선상에 있는 하이엔드, 그리고 DSLR 카메라 시장 공략을 동시에 진행하는 모양새다. 이미 하이엔드 카메라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RX100Ⅱ’와 ‘RX1R’을 새로 투입한 상태다.
결국 언론사와 사진작가 등 전문가가 만족할만한 DSLR 카메라 시장을 단시간에 공략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카메라’, 소니는 ‘저가 및 프리미엄 미러리스 카메라’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봐야 한다. 특히 미러리스 카메라와 저가 DSLR 카메라가 시장이 겹치고 있어 어떤 방법으로든 차별화가 절실하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콤팩트 카메라 시장의 위축은 전체 카메라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니콘과 캐논이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이렇다 할 실적을 올리지 못하는 사이 소니와 삼성전자에게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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