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TV 완성품 판매가 신통치 않은데다 중국 패널 업체들이 수요 감소에도 공급량을 줄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의 자료에 따르면 8월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를 탑재한 120Hz 풀HD 40~42인치 LCD 패널 가격은 7월 대비 3달러 하락한 254달러를 기록했다. 이 제품의 가격은 지난해 12월 289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8개월간 지속적인 하락세다.
LCD 패널 가격이 하락하는 이유는 TV 완성품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은 경기 불안으로 TV 수요가 이미 축소될 대로 축소됐다. 최대 시장인 중국 역시 정부의 가전제품 에너지 보조금 정책이 종료되자 TV 판매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TV 시장이 좋지 않은데다 5월 말 중국의 보조금 정책이 종료되면서 완성품 업체들이 재고 조정에 나섰다”라며 “5월 이후 패널 가격 하락세가 심화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시황이 호전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전 세계 TV 시장 금액 규모가 전년 대비 4.8%나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작년에 이은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TV 완성품 업체들은 신규 수요를 촉진시킬만한 혁신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미 한국과 대만 패널 업체들은 TV용 패널 라인의 가동률 조정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 현지 패널 업체인 BOE와 CSOT는 공급량을 줄이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가 매기는 LCD 패널 관세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수출을 감소시키는 부정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IR 현장에서 “TV 패널의 수요 약세 우려가 있지만, 대형화 추세가 진전되고 있고 하반기 공급량 증가가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3분기 중반 이후 가격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2분기 대비 3분기 TV용 패널의 출하량 증가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잘 돼야 ‘현상유지’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