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오픈셀 거래 비중 확대, 패널 제조사에 오히려 이익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 불고 있는 오픈셀(Cell) 유통 구조가 패널 제조업체에는 오히려 이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오픈셀은 LCD 패널에서 박막트랜지스터(TFT) 기판, 컬러필터, 액정 만이 조합된 상태로 백라이트유닛(BLU), 구동드라이버IC 등이 장착되지 않은 일종의 반제품 상태를 의미한다.
과거에는 패널 업체들이 BLU와 드라이버IC 등을 장착한 모듈 상태의 LCD 패널을 TV 세트 업체에 공급했었다. 하지만 세트 업체들이 원가절감 및 완제품 차별화를 위해 LCD 모듈 조립과 TV 세트 생산을 일괄 처리할 수 있는 BMS(Backlight+Module+Set) 라인을 구축하면서 오픈셀 거래 비중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올해 전체 물량의 80%를, LG디스플레이도 50%를 오픈셀 방식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업계에선 오픈셀 거래 비중이 확대될 경우 패널 업체들이 매출 축소 등 실적 하락에 시달릴 것이라는 부정적 관측을 내놨었다. 그러나 사업 구조 단순화로 수익성 측면에선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8세대 공장에서 생산된 32인치 크기 LCD 오픈셀의 판매 이익률은 약 8%였다. 반면 BLU와 구동드라이버IC 등이 탑재된 엣지 방식 발광다이오드(LED) 모듈(패널 완제품)의 이익률은 고작 1~2%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2분기 오픈셀 거래 비중은 전체 물량의 60%에 달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오픈셀의 이익률이 높은 이유로 모듈 조립 라인의 개발 및 관리 비용 축소 요인을 꼽았다. LCD 공장 감가상각이 대부분 끝난 것도 이익률 확대에 힘을 보탰다. 엔저 영향으로 유리기판과 컬러필터 등 재료 구매 비용이 저렴해진 것도 높은 이익률의 이유였다. 가격 하락 압박도 모듈 대비 적었다. BMS 라인을 보유한 세트 업체들이 안정적 생산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오픈셀의 재고를 축적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서치 측은 “오픈셀 거래 비중이 늘어나면 패널 제조업체는 모듈 생산을 위한 자재 관리 노력이 줄어들어 이익률에는 긍정적 영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트 업체들이 BMS 라인에서 자체 재고를 쌓는 탓에 오픈셀 거래 비중이 늘어날 수록 패널 업체들은 세트 수요 예측이 힘들어진다. 이는 가동률 등 경영 전략을 수립할 때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극심한 공급 과잉이 왔을 때는 가격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LCD 패널의 차별화는 주로 백라이트 등 모듈단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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