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를 시작으로 삼성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출시했다. 전문가들은 OLED 패널의 생산 수율 향상, 원가 절감이 이뤄지면 액정표시장치(LCD)가 주류인 평판TV 시장이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OLED TV의 첫 상용화가 이뤄진 현 시점에 맞춰 패널 기술 방식, 과제, 업체별 개발 동향을 소개한다.<편집자 주>
[기획/OLED TV①] LG OLED TV 패널의 핵심 공정 기술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5인치 TV용 OLED 패널의 핵심 기술은 옥사이드(Oxide) 박막트랜지스터(TFT), 화이트(W)OLED 증착, W(백)R(적)G(녹)B(청) 픽셀 공정으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5월 캐나다 벤쿠버에서 개최된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2013에서 이들 공정 기술의 면면을 논문으로 공개했다.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OLED 패널의 대형화에 애를 먹고 있었던 터라 이 같은 LG디스플레이의 발표는 업계와 학계의 관심을 끌어모으기에 충분했다.
그간 OLED의 대형화가 이뤄지지 못했던 이유는 TFT 기술 때문이었다. TFT는 디스플레이를 구동시키는 필름 형태의 반도체다. OLED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TFT는 전류를 흘려 유기물이 빛을 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사실상 OLED 디스플레이의 핵심 요소인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인듐(In), 갈륨(Ga), 아연(Zn)을 화합한 산화물(酸化物), 즉 옥사이드를 OLED TFT의 재료로 사용한다. 소형 OLED TFT의 기반 재료인 저온다결정실리콘은 대형으로 갈 수록 수율이 급격하게 떨어졌기 때문에 LG디스플레이는 옥사이드를 선택했다.
LCD의 TFT 재료로 사용돼 왔던 비정질실리콘(a-Si)의 경우 전자 이동도가 1cm2/Vs(초당 전압당 이동한 면적) 이하로 낮다. 옥사이드 TFT는 전자 이동도가 10cm2/Vs로 a-Si 대비 10배 이상 빠르다. 전자 이동도가 높다는 건, 전류 구동력 역시 높다는 의미다. OLED는 전류량에 비례해 밝기가 결정되므로 전자 이동도가 낮은 a-Si은 TFT 재료로 적합하지 않다.
다결정실리콘은 전자 이동도가 옥사이드보다도 10배 이상 빠른 100cm2/Vs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대로 대형 제품을 만들 때 수율 저하가 심각하다. 특히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공정 수가 늘어나므로 생산성도 낮다. 옥사이드 TFT는 기존 a-Si 장비를 대부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초기 투자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 다결정실리콘 TFT 공정은 8개의 마스크 공정을 거쳐야 하지만 옥사이드는 6~7개로 생산 효율도 높다(a-Si는 4번).
◆LG디스플레이, 옥사이드 기술 장벽을 허물다
그러나 옥사이드 TFT도 약점은 있다. 인듐과 갈륨, 아연을 화합한 산화물은 아직 정확한 재료 특성이 밝혀지지 않았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문턱전압의 변화, 낮은 균일도의 전류 특성 등은 화질 저하를 불러왔다. 강인병 LG디스플레이 연구소장(전무)은 “OLED 디스플레이 패널은 전류 구동 방식인데, 전류량이 변화하는 문제(전류량이 변하면 화질 저하)를 잡기 힘들어 보상 회로를 넣는 방법 등을 사용했다”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OLED TV 패널 수율 확보에 애를 먹은 이유는 전압 및 전류량 변화 문제가 좀처럼 잡히지 않아서였다. 일본과 대만의 경쟁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아직 OLED TV 패널을 상용화하지 못한 것도 이러한 기술적 난제를 풀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LG디스플레이는 SID 2013의 논문 발표를 통해 옥사이드 TFT에서 성능이 저하되는 주요 원인들(채널 열화, 전하 누수, 역채널, 빛에 의한 열화 등)이 모두 파악됐고, 자사의 독자 제조 기술에 의해 이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구체적인 방법론은 기술하지 않았지만 TFT 구동을 위한 초기 문턱 전압(Threshold Voltage)의 변동치는 ±0.5V로 줄었고, 바이어스(bias) 변동 및 열에 의한 열화도 안정화됐다고 강조했다.
낮은 균일도의 전류 특성은 보상회로로 해결했다. 전류로 구동되는 OLED는 전류의 크기에 따라 빛의 밝기와 수명이 결정된다. LG디스플레이는 보상회로를 통해 전류크기를 효율적으로 조절하도록 했으며 이를 통해 패널의 수명도 개선했다.
◆WOLED와 WRGB
LG디스플레의 TFT 공정 과정은 이렇다. ①게이트층을 구리(Cu)로 스퍼터링(sputtering) 하고, ②플라즈마화학증착(PECVD)으로 무기물 절연층을 형성한 뒤 ③그 위로 옥사이드를 상온에서 스퍼터링하고 ④ 소스/드레인을 Cu로 다시 스퍼터링 한다.
공정 과정에서 특징적인 건 구리 배선이다. 구리는 알루미늄(Al)보다 전기 전도도가 높아 신호지연이 적다. 대화면에 적합한 기술인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Cu-Cu 직접 연결 방식을 사용해 게이트와 소스/드레인을 접합했으며 이들 과정은 모두 기존 a-Si LCD 장비로 구현 가능하다. 투자비를 적게 들일 수 있다는 뜻이다.
LG OLED 패널의 또 다른 경쟁력은 WOLED 증착 및 WRGB 픽셀 구조다.
LG디스플레이는 형광 청색 OLED 위로 인광 적색, 녹색을 재료를 증착했으며 두 유기물층 사이에는 전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전하 발생층(Charge Generation Layer)를 형성했다. 발광층 성능은 1000nit 밝기에서 발광효율 90cd/A이며, 색좌표(빛의 색상, uv 좌표)는 0.327, 0.344, 불그스름한 백색(Warm White)이다. 회사 측은 TV에 적합한 색좌표(0.285, 0.294, 푸르스름한 백색/Cool White) 등으로 제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발광층 두께의 평탄도, 광학 알고리듬의 성능을 높여 시야각에 따른 색 변화를 최소화했다. 과거에는 160도 시야각에서 0.05 가량의 색좌표 이동이 있었으나 현재의 기술로는 160도에서 0.02 수준으로 줄었다. 이는 (경쟁사)파인메탈마스크(FMM) RGB 증착 방식의 0.03 보다 낮은 수준이다.
RGB와 비교해 전력소모량의 변화가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WOLED의 전력소모량은 인터넷 등 백색광을 많이 사용하는 환경에선 RGB OLED 보다 낮다. 검은색 화면이 많은 동영상 재생시 RGB보다 전력소모량이 소폭 많지만, 균등하게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보다 안정적이라는 것이 LG디스플레이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