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주부 A씨는 개인적으로 TV를 잘 보지 않음에도 IPTV 요금을 매달 내고 있다. ‘뽀로로’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는 필수 콘텐츠인 ‘뽀로로’를 TV로 아이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IPTV를 떠날 수 없다.
그러나 앞으로 A씨는 4만원으로 뽀로로를 볼 수 있게 된다. 매달 지출되던 IPTV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크롬캐스트라는 구글의 새로운 디바이스를 이용하면 된다.
구글이 24일(현지시각) 출시한 소형 TV세톱박스 크롬캐스트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크롬캐스트는 USB메모리 스틱 크기의 작은 단말기로, TV의 HDMI단자에 연결하면 모바일 및 인터넷 콘텐츠를 TV로 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크롬캐스트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35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 때문이다. 국내외 IT관련 커뮤니티에서는 크롬캐스트가 발표되자 마자 구매하고 싶다는 다수의 의견이 나오고 있으며, 벌써 구매했다는 글을 올리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구글의 이 파격적인 신제품이 거실전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지난 몇 년 동안 IT업계에서는 가정의 거실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을 벌여왔다. 인터넷 상의 무궁무진한 콘텐츠를 원할 때는 언제나 TV로 볼 수 있도록 제공하기 위한 전쟁이었다.
애플TV, 구글TV 같은 셋톱박스가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등장한 대표적인 제품이다. 국내에서도 다음TV가 출시된 바 있다. 전통적인 TV업체들은 ‘스마트TV’를 통해 경쟁에 함께 했다. SK텔레콤이나 KT, LGU+ 등 통신업체들도 IPTV로 거실 장악에 나섰다.
이 전쟁은 아직 확실한 승자가 없다. 애플TV, 구글TV 모두 기대에 못 미쳤고, 스마트TV도 활용도가 높지 않다. IPTV의 경우 국내에서 많이 확산됐지만, 통신사가 공급하는 콘텐츠를 주로 시청한다는 점에서 조금 다르다.
이 가운데 크롬캐스트의 등장은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파격적인 가격과 안드로이드, iOS, 윈도, 맥OS 등 모든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돼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또 크롬캐스트를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하는 기업이나 회사는 누구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뉴욕타임즈는 “크롬캐스트는 케이블(TV)의 대안이 되고자 하는 구글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