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 안드로이드? 혼재된 컨버터블PC 시장
- 한국HP 슬레이트북 x2 출시 예정, 한국레노버는 크롬북으로 대응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컨버터블PC가 꿈틀대고 있다. 전 세계적인 PC 시장 부진에도 불구하고 나홀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전 세계 PC 시장에서 울트라슬림(울트라씬, 울트라북)이 지난 2012년 190%, 2013년 1분기 135% 각각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컨버터블 PC는 올해 1분기 183% 출하량이 늘었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 공세 속에서 PC 업계의 구세주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각 업체별 움직임도 부산하다. 브랜드를 통일시키거나 윈도 운영체제(OS)와 인텔 중앙처리장치(CPU) 일색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다. ‘윈텔(윈도+인텔)’ 공조는 이미 깨졌으며 새롭게 떠오르는 컨버터블PC에서 성장 가능성 엿보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HP는 조만간 ‘슬레이트북 x2’ 컨버터블PC를 국내에 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제품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엔비디아 ‘테그라4’를 장착했으며 안드로이드 4.2 젤리빈을 OS로 이용한다. 본체와 키보드가 분리형인 ‘디태쳐블’ 형태이며 10.1인치 디스플레이에 해상도는 1920×1200에 달한다. 풀HD 동영상 재생은 기본이다.
이에 따라 한국HP는 비슷한 사양의 일체형PC ‘슬레이트21’과 함께 본격적인 안드로이드 기반 PC 판매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슬레이트21은 테그라4 AP, 각도 조절이 가능한 21.5인치 터치스크린, 2개의 손가락 제스처로 사용이 가능한 슬릭 폼팩터 등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도 안드로이드와 윈도8을 모두 지원하는 컨버터블PC ‘아티브Q’를 8월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여기에 ‘크롬북’이라는 복병도 기다리고 있다. 한국레노버가 ‘씽크패드 X131e’의 국내 출시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다. 지난 2011년 삼성전자가 ‘센스 크롬북 시리즈5’로 시장을 두드린 적은 있으나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바 있다. 이후 삼성전자는 크롬북을 국내에 공급하지 않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애초에 사양이 높은 아티브Q를 제외한 슬레이트북 x2, 씽크패드 X131e, 그리고 윈도8에 인텔 아톰 프로세서(베이트레일-T)를 내장한 삼성전자 ‘아티브탭3’ 등의 가격이 엇비슷하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해외에서 슬레이트북 x2는 479달러(한화 약 54만원), 씽크패드 X131e는 459달러(한화 약 5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아티브탭의 경우 아톰 프로세서, ‘S펜’ 등으로 인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작년 컨버터블PC 초기가격인 100만원대 보다 훨씬 저렴하게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70만원대 후반, 80만원대 초반이 유력하다.
따라서 하반기 국내 PC 시장은 크게 ‘윈도8+인텔 기반 CPU(4세대 코어 프로세서, 아톰 프로세서)’, ‘안드로이드+ARM 기반 AP’를 장착한 컨버터블PC, 혹은 태블릿이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나서게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태블릿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PC를 기반으로 둔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윈도나 안드로이드 기반 컨버터블PC, 태블릿 등이 대거 선보여 하반기 PC 시장이 혼란스럽게 됐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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