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부진 계속 이어져…5분기 연속 역성장 기록
- 레노버 HP 제치고 1위 업체로 등극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전 세계 PC 시장이 계속해서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10일(현지시각)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PC 출하량은 76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2분기 PC 출하량은 8530만대였다. 5분기 연속 역성장이다.
업체별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HP 2분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4.8% 줄어든 16.3%를 기록했다. 지난 분기까지 2위를 기록한 레노버도 출하량이 줄었지만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아 16.7%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레노버가 전 세계 PC 시장 1위에 오른 셈이다.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IDC가 같은 날 발표한 자료에서도 레노버는 HP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IDC는 올해 2분기 PC 출하량이 7500만대로 지난 해 같은 기간 출하량 8500만대에 비해 11.4% 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작년과 비교해 올해 레노버가 1위에 오른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작년의 경우 가트너 자료에서는 1위를 기록했지만 IDC의 경우 2위라고 밝힌바 있다. 당시 IDC는 워크스테이션을 PC에 포함시켰고 가트너의 경우 이를 제외시켜 나타난 현상이다. 두 시장조사업체 모두 레노버가 1위라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체별 낙폭을 보면 HP가 장사를 못한 것은 아니다. 에이서 35.3%, 에이수스 20.5%로 다른 업체에 비해 성장률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하지만 레노버는 같은 기간 동안 불과 0.6% 감소에 그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2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지구력에서 HP보다 레노버가 더 뛰어났다고 봐야 한다.
레노버가 나름대로 괜찮은 성적을 올린 이유는 중국과 남미와 같은 신흥시장에서 PC 판매를 지속적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특히 레노버는 작년 9월 브라질 PC 업체인 CCE를 인수하면서 시장영향력을 확대했다. 브라질은 전 세계 PC 시장 규모가 세 번째로 큰 국가다. CCE는 이 지역에서 4.7%의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었다.
중국은 레노버의 전통적인 텃밭이다. 37%의 시장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도 2위에 올라있다. 각 대륙별로 살피면 전년 동기 대비 아시아태평양 및 남미 4.4%, 중국 3.9%,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2.9%, 북미 1.5%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성공했다.
가트너 수석 애널리스트 미카코 기타가와는 “선진국에서 저가 태블릿이 PC를 대체하면서 전체적인 PC 시장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신흥 시장에서는 신규 사용자가 PC 구입을 미루면서 저가 태블릿이 이들의 첫 컴퓨팅 디바이스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미니 노트북 시장이 몰락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고 설명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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