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모바일게임 전성시대다. 카카오 게임 플랫폼이 시장 성장세에 탄력을 더하면서 모바일게임이 급부상했다. 1000만 다운로드 게임의 잇단 등장에 업계도 열광했다. 이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을 만날 때면 대화의 주된 소재가 모바일게임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시장에서 모바일게임의 유료화 정책을 꼬집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용자에게 결제를 과도하게 부추긴다는 것이다. 이용자 부담을 줄인 ‘착한 유료화’ 바람이 불고 있는 온라인게임 시장과는 정반대 양상이다.
이 같은 시장 분위기는 모바일 카드거래게임(Trading Card Game, TCG)이 유행하면서 더욱 심해졌다.
TCG는 카드 뽑기 시스템이 핵심 수익 모델인데, 수십만원을 투자해도 상급의 희귀(레어)카드를 얻기가 쉽지 않다는 볼멘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물론 이용자 개인이 운이 없는 경우일 수 있다. 카드 뽑기는 확률에 근거하기 때문에 운이 정말 나쁘다면 수백만원을 써도 목표로 한 카드를 얻지 못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업에 종사하면서 게임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카드 수집이 쉽지 않다고 혀를 내두르는 것을 보면 상급의 카드를 뽑을 확률이 현저히 낮음을 예상해볼 수 있다. 게임 커뮤니티에 가면 카드 뽑기에 실패했다는 이용자들의 넋두리를 쉽게 볼 수 있다.
문제는 카드를 소재로 한 정통 TCG외에도 모바일 스포츠게임 등 다수의 게임 장르가 카드를 조합하거나 강화하는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유료 결제 시스템이 모바일 TCG만의 지적사항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게임의 라이프사이클(수명)이 수주 내지는 수개월 단위로 짧기 때문에 단기간에 매출을 확보하려는 업체들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의 모바일게임 업계는 수익 추구에 매몰돼 있는 분위기다. 과도한 결제를 부추기는 유료화 정책은 물론 어디서 본 듯한 게임이 나오기도 하고 급기야 표절 시비가 불거지기도 한다. 개발자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실험적 작품은 찾기가 쉽지 않다. 한마디로 몰개성의 시장이 됐다.
이러한 업계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다보면 게임 개발 경쟁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
이미 국내 온라인게임 업계는 ‘리그오브레전드’(LOL)라는 외산 게임의 역풍을 맞았다. LOL이 국내 시장을 장악한 주된 이유가 결제 없이도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유료화 정책에 있는 까닭이다. 게임 자체의 완성도 또한 훌륭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모바일게임 업계가 제 발등을 찍지 않으려면 이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