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SK하이닉스가 2분기 영업이익률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을 큰 차이로 추월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대 10% 가량 차이가 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은 근래 들어 SK하이닉스에 영업이익률에서 뒤진 적이 없다. 특히 10% 안팎의 큰 차이는 처음 있는 일이어서 주목된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률을 처음으로 추월했던 2005년 3분기, 양사 격차는 2%였다(하이닉스 31%, 삼성 반도체 29%).
28일 증권가에 따르면 2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 전망치는 25~31%다. D램 공급 부족, 가격 상승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 분기, 전년 동기 대비 큰 폭 개선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을 가장 긍정적으로 전망한 우리투자증권은 2분기 SK하이닉스가 매출 3조9120억원, 영업이익 1조2250억원으로 31.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률 전망치는 17~19%다. 한화증권은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이 매출 9조3780억원, 영업이익 1조8140억원, 영업이익률 19.3%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 추월’을 기정사실로 인식하고 있다.
메모리 전문 업체인 SK하이닉스와 종합 제품을 다루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이익률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반도체’라는 사업 범주로 놓고 볼 때 양사 이익률 역전 현상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메모리 사업만 비교하더라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20% 중후반대)은 SK하이닉스와 비슷하거나 근소한 차이로 뒤질 것이라고 증권가에선 추정하고 있다.
전체 반도체 사업에서 10% 가량의 큰 차이가 날 것으로 보는 이유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파운드리 사업 등을 진행하는 시스템LSI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을 한 자릿수 중반대로 낮게 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이 역전된 적은 손에 꼽힐 정도로 적었다”라며 “시황이 좋을 때 1등 메모리 업체의 영업이익률이 2등 업체에 근소한 차이로 뒤졌다는 것은 수요예측 실패, 투자 실기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1조원대 후반대인 삼성 반도체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액은 높은 수준이지만 이보다 더 벌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최근 공급 부족 상황에 시달리고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을 만드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SK하이닉스에 모바일 D램 구매 의사를 밝힐 정도라면 공급 부족 현상이 매우 심각하다는 얘기다.
공급 부족은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주요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마이크론은 지난 5월 30일로 마감된 2013 회계연도 3분기(3~5월) 4300만달러(주당 0.04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마이크론이 순이익을 낸 건 꼬박 2년 만이다. 대만의 쓰러져가는 메모리 업체들도 2분기 실적이 큰 폭 개선됐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