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결국 여기까지 왔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은 최종국면에 접어들었다. 삼성전자의 애플에 대한 막대한 손해배상 결정에 이어 애플은 미국에서 제품을 팔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기업 갈등과 경쟁은 불가피하다. 대결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뤄진다. 제품이 될 수도 마케팅이 될 수도 특허가 될 수도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싸움도 이렇게 진행됐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기업의 갈등과 경쟁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생각해볼 때다. 기업은 이윤추구가 목적이지만 그 이윤은 소비자를 통해 나온다. 소비자에게 가치를 주지 않고 구하는 이윤은 부당하다. 부당한 이윤 추구를 막기 위해 정부와 소비자는 이런 저런 관리와 감독을 한다.
양사의 경쟁은 이제 무익한 자존심 대결로 흘러간다. 혁신을 위해 사용될 비용이 변호사의 호주머니로 들어간다. 소비자를 위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보다 서로에 대한 비방과 다툼에 신경을 쓴다. 특허는 기업의 권리를 지키는 수단이 아니라 경쟁자를 탄압하기 위한 수단이 됐다. 더구나 양사의 소송을 계기로 선두주자가 후발주자를 견제하기 위해 특허를 이용하는 것이 비일비재해졌다.
지난 2년 동안 양사는 소송과 그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 양사의 대결은 양사와 경쟁사의 격차를 벌리는 역할까지 했다. 실리와 명분 챙길 수 있는 만큼 챙겼다. 더 이상은 양사는 물론 전체 업계도 소비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것은 정보통신기술(ICT)이 꿈꾸던 미래가 아니다. 두 회사도 싸움질만 하다보면 지금의 이 자리는 위태롭다. 그들의 신제품에 대해 예전 같은 혁신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 지 오래다. 양사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