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진화하는 스마트폰… 센서 전쟁 치열해진다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대기압으로 높낮이를 측정할 수 있는 기압(Pressure) 센서의 출하량이 큰 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온도(Temperature)와 습도(Humidity)를 확인할 수 있는 환경센서 역시 최근 스마트폰 탑재가 늘고 있다. 이들 제품은 가속도, 지자기, 자이로스코프를 포함한 모션센서와 함께 스마트폰의 기본 부품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이 기압 및 환경센서의 채용을 확대하는 등 센서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갤럭시, 소니 엑스페리아 시리즈 등에 기압·환경 센서가 탑재돼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1위 업체인 삼성전자가 관련 센서 채용을 확대하면서 자연스레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기압 및 환경 센서는 자이로스코프 등과 마찬가지로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 공정으로 생산된다. MEMS는 반도체 제조 공정을 응용해 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 크기의 초미세 기계부품과 전자회로를 동시 집적하는 공정 기술이다.
이처럼 ‘뜨는’ 새로운 센서류는 유럽 업체들이 공급하고 있다. 기압 센서의 경우 독일 보쉬와 프랑스(이탈리아) ST마이크로가, 온도 및 습도를 체크할 수 있는 환경 센서는 스위스 센시리온과 ST마이크로가 각각 공급한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S4에는 센시리온의 환경센서, 보쉬의 기압센서가 탑재돼 있다. 지난해 MEMS 시장(센서 포함) 1위 업체로 오른 ST마이크로의 경우 기존 모션 센서류와 묶음 상품으로 기압 및 환경 센서의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ST 등이 이처럼 새로운 센서를 개발, 공급하는 이유는 모션센서 만으로는 더 이상 큰 이익을 남기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가속도 및 지자기 등 모션센서류의 평균판매가격(ASP)은 처음으로 1달러대를 밑돌았다. 올해도 경쟁심화로 작년 대비 약 7%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전자 등 제조업체들이 MEMS 공정을 거친 새로운 형태의 센서 채용을 확대하는 이유는 ‘킬러앱’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기압 센서의 경우 높낮이를 측정할 수 있어 등산용 앱을 통해 내가 위치한 곳의 고도를 알려주거나, GPS가 수신되지 않은 대형 쇼핑몰 등 실내에서 길을 찾아주는 ‘인도어(In-door)’ 내비게이션에 활용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아이서플라이의 제레미 부쇼 MEMS 및 센서 분야 연구원은 “아직 인도어 내비게이션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진 않았지만 삼성전자가 이러한 신규 센서 채용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라며 “애플은 아이폰에 기압 센서를 채용하진 않았지만 내년에는 이를 채용할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아이서플라이는 지난해 8200만개의 기압센서가 출하됐지만 올해는 두 배 가량 늘어난 1억6200만개, 2016년에는 6억8100만개로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배형준 ST마이크로 한국/일본 지역 마케팅 차장은 “온도와 습도를 측정할 수 있는 환경센서는 실내 공기의 질을 측정하는 핵심 도구로, 기압 센서는 실내 내비게이션 앱을 구동하기 위한 부품으로 활용될 것”이라며 “새로운 센서류의 출하량은 향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가운데 제조업체들이 ‘차별화’를 위해 센서류의 채택을 확대하고 있다”라며 “여러 센서를 하나로 합친 통합 콤보칩이 많이 나와줘야 이 산업도 지속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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