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S 마이크로폰, 스마트폰 날개 달고 급성장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 마이크로폰 칩이 스마트폰 및 태블릿 판매 증가에 힘입어 시장 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
MEMS는 반도체 제조 공정을 응용해 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 크기의 초미세 기계부품과 전자회로를 동시 집적하는 기술이다. MEMS 공정으로 생산된 마이크로폰은 기존 전자콘덴서마이크(ECM) 대비 크기 및 전력 소모량이 작아 모바일 기기로의 채용이 늘고 있는 추세다.
7일 시장조사업체 IHS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MEMS 마이크로폰 시장 규모는 5억8300만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42.8%나 증가했다. MEMS 마이크로폰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에 주로 탑재된다. 최근에는 잡음 제거를 위해 다수의 MEMS 마이크로폰을 탑재한 모바일 기기가 늘면서 시장 규모도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삼성전자 갤럭시S4에는 2개, 애플 아이폰5에는 3개의 MEMS 마이크로폰이 탑재돼 있다.
제레미 부쇼 IHS아이서플라이 MEMS 및 센서 분야 연구원은 “주요 모바일 제조업체들이 음성 명령 등 고급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장치 하나에 2~3개의 MEMS 마이크로폰을 탑재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라며 “마이크로폰은 MEMS 공정으로 생산된 제품 가운데 최고의 성공 사례”라고 설명했다.
MEMS 마이크로폰은 미국 놀즈와 아나로그디바이스, 중국 AAC와 고어텍 같은 상위 소수 업체들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IHS아이서플라이는 지난해 이들 4개 업체의 MEMS 마이크로폰 매출이 5억1800만달러로 전체 시장의 88% 비중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이들 4개 업체의 MEMS 마이크로폰이 탑재되는 것도 공통점이다. 이 시장을 애플이 키웠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에 MEMS 마이크로폰을 공급하고 있는 1위 업체 놀즈의 매출 점유율은 압도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MEMS 마이크로폰을 판매해 2억91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MEMS 마이크로폰 시장에서 놀즈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50%에 이른다. 이 회사는 최근 MEMS 파운드리 파트너사와 200mm(8인치) 웨이퍼 생산시설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웨이퍼 크기를 키우고 칩 크기를 줄여 궁극적으로는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순위에는 없지만 독일 인피니언의 전략도 돋보인다. 인피니언은 자사 MEMS 마이크로폰 기술을 중국 AAC(2위), 고어텍(4위), 일본 호시덴(6위), 한국 BSE(7위)와 같은 ECM 전문 업체들에게 제공하는 방법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ECM 업체들은 인피니언의 기술을 받아와 관계를 맺고 있던 기존 거래선에 MEMS 마이크로폰을 공급한다. AAC와 고어텍은 애플에, 호시덴은 닌텐도(게임기)와 소니(휴대폰)에, BSE는 삼성전자와 LG전자 휴대폰에 MEMS 마이크로폰을 공급하고 있다.
3위 업체인 아나로그디바이스는 애플에 MEMS 마이크로폰을 공급함과 동시에 고성능에 초점을 맞춘 프리미엄 제품을 주력으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해 해당 시장에서 78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73%나 성장했다.
5위에 랭크된 유럽 ST마이크로도 주목할 만하다. 2010년 연말 처음으로 MEMS 마이크로폰을 출시한 ST마이크로는 지난해 MEMS 마이크로폰 분야에서 21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50%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독자 MEMS 제조공장을 보유한 ST마이크로는 일본 오므론의 센서 기술을 일부 받아와 고신뢰성, 저전력, 소형화를 이룬 MEMS 마이크로폰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ST마이크로의 최대 고객은 노키아다. HTC와 아마존, HP, 델, 레노버, 아수스도 ST의 고객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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