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B2B 냉장고 사업 강화…틈새시장 잡는다
- 하이신그룹 냉장고 OEM 공급, B2B 시장 위한 포석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삼성전자가 기업시장(B2B) 냉장고 라인업을 강화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B2B 냉장고는 주로 오피스텔, 원룸, 숙박업소 등에 적용되며 빌트인가전과 달리 단품으로도 구입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종합생활가전업체인 ‘하이신그룹’과 제휴를 맺은바 있다.(관련기사) 하이신그룹은 삼성전자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냉장고를 공급한다. 그 동안 제습기, 진공청소기 등 소형생활가전을 외부 업체에서 OEM으로 제공받은 적은 있으나 냉장고는 처음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하이신그룹에서 만든 냉장고를 B2B 냉장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42, 82, 160리터 용량을 가진 모델로 각각 나뉘며 냉장과 냉동은 물론 냉장전용 제품도 준비되어 있다.
그 동안 삼성전자는 소형 사업장용 냉장고를 동부대우전자(전 대우일렉트로닉스)로부터 공급받아 왔다. 하지만 하이신그룹 냉장고를 들여오면서 자연스럽게 양사 관계는 정리됐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냉장고 거래선 변경과 관련된 내용은 작년부터 논의되어 왔던 내용이며 올해 4월부터 삼성전자에 냉장고를 OEM 방식으로 공급하지 않는다”라며 “아무래도 국내에서 생산하는 제품이다 보니 가격적인 면이 맞지 않아 거래가 끊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몇 년 사이 B2B 냉장고 시장은 호황기를 맞았다. 부동산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라지만 원룸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원룸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량은 지난 2009년 1125가구에서 2010년 1만8416가구, 2011년 7만2361가구, 2012년 10만2554가구로 매년 급성장을 기록했다. 공급과잉을 걱정해야 할 정도다.
시장이 늘어난 만큼 업체간 경쟁도 치열해졌다. 200리터 이하 소형 냉장고 라인업을 다양하게 가져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격적인 면도 적지 않게 고려됐다. 건축주가 요구하는 가격을 맞추기 위해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장용 냉장고는 일반 제품과 사양에 큰 차이가 없고 유통과정만 다르며 대량주문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라며 “삼성전자가 새로 선보인 B2B 냉장고는 기존 모델과 비교해 사양과 가격을 모두 만족시켜 시장에서 인기가 무척 높다”고 설명했다.
결국 삼성전자가 하이신그룹 냉장고를 도입한 것은 원룸 도시형 생활주택 시장을 고려한 셈이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관련 시장의 공급과잉 현상이 우려되고 있어 올해는 성장이 원활하게 이루어질지 미지수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2011년, 2012년 모두 B2B 냉장고 시장이 성장했고 원룸과 오피스텔 등에 제품이 많이 공급됐다”며 “올해는 시장 자체가 불투명해 각 업체에서 내부적인 고민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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