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가 올해 D램 생산량을 당초 계획보다 더 확대한다. 이는 스마트폰 판매 확대로 D램 시장이 심각한 공급부족 현상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것이다. 미세공정 전환을 보다 큰 폭으로 단행하면 보완 투자비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는 올해 화성 소재 13라인에서 25나노 D램 생산 비중을 연말까지 50%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삼성전자가 세운 계획은 30%였다. 그러나 30%로는 내년까지도 공급부족 사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13라인은 현재 300mm 웨이퍼 기준 월간 12만장을 처리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라인 전환에 따른 생산량 축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13라인의 전체 생산 여력을 추가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 관계자는 “13라인의 25나노 D램 생산 비중을 당초 계획이었던 30%에서 50%까지 끌어올릴 경우 삼성전자의 전체 D램 생산량이 약 10% 증가할 것”이라며 “노광, 식각, 증착 등 각종 장비를 추가로 들여놔야 하기 때문에 D램에서만 1조에서 1조5000억원 가량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가 이처럼 생산량을 확대하는 이유는 스마트폰 판매 확대로 D램 수요가 공급량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갤럭시 스마트폰을 만드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최근 메모리사업부가 모바일D램 물량을 원하는 만큼 맞춰주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 SK하이닉스와 엘피다에게도 D램 구매 의향을 내비쳤다. 이 때문에 파산신청 뒤 마이크론에 인수된 엘피다에 삼성전자가 회생의 길을 열어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는 최근 중국 등 해외 고객에게 공급되는 D램 물량도 근근히 맞추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가짜수요’ 우려가 있었지만 현재 상황으로 보면 3분기에서 4분기까지는 모바일D램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본다”라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D램 업체들이 PC용 D램의 모바일 전환, 미세공정 전환으로 공급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25나노 D램 공정을 보다 확대하면 4분기에는 수급 밸런스가 맞춰질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아이서플라이는 올해 전 세계 D램 시장 규모를 전년 대비 14%나 확대된 300억달러로 내다봤다. D램 시장은 지난 2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했지만 스마트폰 판매 확대, 공급자 축소 등의 요인으로 올해는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