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PC방생존권연대, 전면금연 유예 주장…PC방 폐업 사태 우려 - 게임업계, PC방 관련 매출 하락 불가피…고스톱 등 카드게임 타격 전망 나오기도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PC방 금연법’(개정 국민건강증진법)이 오는 6월 8일 시행을 앞뒀다. PC방 전면금연 유예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를 거치지 못해 이번 회기 내 법안 처리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금연법은 PC방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영업장에 전면 적용된다.
이에 온라인게임 업계도 PC방 금연 시행 이후에 시장 변화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연법 시행에 따른 PC방 매출 감소 등의 영향에서 게임업체도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게임업체 입장에서는 PC방이 주요 홍보·마케팅 채널이자 수익원이기도 하다.
PC방 업계는 이번 금연법 시행을 생존권의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PC방 관련단체 및 커뮤니티,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범PC방생존권연대(PC방연대)를 결성하고 국회의사당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는 등 전면금연 유예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PC방연대는 실제 대만에서 PC방 금연정책 시행 이후 영업장의 70% 이상이 폐업한 사례를 들어 국내에서도 이 같은 업계 고사 위기가 재현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PC방연대의 하양수 사무국장은 “계도기간을 더 달라는 것”이라며 “당장 시행하기에는 일정이 촉박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 PC방 폐업 사례를 언급하면서 “PC방과 연관된 산업까지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게임 업계에도 PC방 금연법 시행에 따른 성인 이용자 감소 등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는 일부 의견도 있었으나 부정적 이슈에 대응한 ‘표정관리’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PC방 관련 매출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며 “저연령층이 하는 게임보다 성인 게임, 특히 고포류(고스톱·포커 등 카드게임)가 민감한 상황이다. 매출이 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고 전했다.
여타 업체 관계자는 “모바일게임에 밀린 PC기반 온라인게임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며 “금연법 시행이 업체에 도움이 될 부분은 없다. 겉으로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해도 속으로 걱정이 안 될 수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PC방 점유율 1위 게임 ‘리그오브레전드’를 운영 중인 라이엇게임즈 측은 “금연법 시행 이후 영향이 어떻게 될 것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다른 쪽 얘기도 듣고 내부 논의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고스톱 등 카드게임을 운영 중인 NHN 한게임 측은 “한 판당 시간이 적게 걸리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고포류 등의 캐주얼게임보다는 장시간 즐기는 게임 장르들이 금연의 영향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 인터넷컴퓨터시설제공업소(PC방) 현황을 집계하는 게임물등급위원회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국내 영업 중인 PC방은 2만2266개소다. 지난 2011년 12월 30일 기준 영업 중인 PC방은 2만3426개소, 다음해 12월 31일 기준 영업 PC방은 2만2616개소로 각각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