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후 실력자 ARM…스마트 기기 생태계 쥐락펴락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영국계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인 ARM의 영향력이 날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의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뿐 아니라 베이스밴드(통신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에 이르기까지 전방위 공세를 펼치고 있다.
실제로 ARM은 2012년 4분기 매출 2억6280만달러, 2012년 연간 매출 9억1310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4분기에만 25억개의 반도체에 ARM 아키텍처를 공급했으며 2012년 전체로는 87억개에 달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아키텍처별 라이선스 숫자다. ARM7 33%, ARM9 19%, ARM11 8%, 코어텍스 A 11%, 코어텍스 R 3%, 코어텍스 M 26%이었다. 스마트폰, 태블릿에 주로 쓰이는 코어텍스 A의 경우 선적량에서 다른 제품보다 떨어지지만 스마트 기기 시장 비중은 51%를 차지했다.
특히 4분기에는 최신 아키텍처인 코어텍스 A15의 라이선스 고객을 3곳 더 확보했다. 이와 함께 코어텍스 A7도 라이선스 고객이 4곳이 추가됐다. 코어텍스 A15와 코어텍스 A7은 ‘빅리틀(big.LITTLE)’ 기술을 이루는 핵심 설계다.
삼성전자 우남성 DS부문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이 지난 1월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2013 인터내셔널 CES’의 기조 연설에서 발표한 ‘엑시노스5 옥타’도 빅리틀 기술을 이용했다.
ARM이 4분기에 라이선스한 코어텍스 A15, 코어텍스 A7의 숫자를 고려했을 때 올해 적어도 엑시노스5 옥타와 같은 빅리틀 AP가 2~3개 더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화웨이는 오는 25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3’을 통해 빅리틀 AP가 탑재된 차세대 스마트폰 ‘어센드 P2’를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칩, 네트워킹, 의료분야, MCU 등에 쓰이는 코어텍스 R, 코어텍스 M도 4분기에 5곳과 6곳의 새로운 라이선스 고객을 추가했다. 누적으로 따지면 201곳으로 코어텍스 A의 132곳보다 더 많다.
가장 급성장하는 라이선스는 ‘말리’ 그래픽프로세싱유닛(GPU)이다. 시장조사업체 존페디리서치(JPR)에 따르면 2011년 ARM은 이 분야 시장점유율이 2.6%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2년 상반기까지 시장점유율을 13.1%로 끌어올렸다.
이는 시스템온칩(SoC) 없이 IP만 공급하는 업체 가운데서 이매지네이션(46.4%) 다음으로 좋은 성적이다. 1위와 어느 정도 격차는 있지만 불과 1년만에 시장점유율을 10% 이상 끌어올렸다는 점이 놀랍다. 현재 말리 GPU를 라이선스하고 있는 업체는 75곳에 달한다.
서버, 파운드리(위탁생산)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시장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다.
ARM코리아 김영섭 사장은 “현재 라이선스하고 있는 아키텍처는 956개로 이 가운데 상당수가 2009년 이후 공급된 것”이라며 “라이선스한 제품이 시장에 나오면 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이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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