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브로드컴 TI 빈자리 메꾸나? AP 영향력 확대

이수환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스마트폰,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의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에 조용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와 ST에릭슨 등이 흔들리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브로드컴이 떠오르고 있는 것.

브로드컴은 그 동안 통합칩 기술을 바탕으로 3세대(3G) 베이스밴드(통신칩)을 접목한 시스템온칩(SoC)을 공급해왔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브로드컴 ‘BCM28155’를 삼성전자 ‘갤럭시S2 플러스’에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양은 퀄컴 보급형 모델인 ‘스냅드래곤 S4 플레이’와 엇비슷하다. ARM 코어텍스 A9 듀얼코어(클록 1.2GHz)에 800만 화소 카메라 지원, 3G 통신칩 등을 내장하고 있다.

미세공정은 스냅드래곤 S4 플레이가 65나노인데 반해 BCM28155는 40나노를 이용한다. 전력소비량 측면에서는 BCM28155이 상대적으로 더 여유가 있다.

브로드컴은 기존에도 삼성전자 해외향 스마트폰에 꾸준히 탑재되어 왔다. 삼성전자는 자체 설게 및 생산한 ‘엑시노스’ 시리즈 외에도 TI를 비롯해 ST에릭슨, 브로드컴 AP를 적지 않게 사용해왔다. 이는 상대적으로 라인업이 다양하지 못한 엑시노스의 단점을 보완하고 지역에 따른 다양성과 최적화를 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수익성 문제로 TI와 ST에릭슨이 스마트 기기용 AP 사업에서 사실상 철수하면서 브로드컴 의존도가 높아지게 됐다. 실제로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AP를 사용하는 것이 스마트폰을 설계하는 입장에서도 유리하며 엑시노스만으로는 모든 제품을 커버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AP 시장이 양극화 현상으로 인해 중저가 라인업에서 쓸만한 제품을 찾는데 고심하고 있다. 현재 대안으로는 마벨, 미디어텍, 브로드컴이 언급되고 있다. 이 가운데 통합칩 설계 능력을 갖춘 곳은 미디어텍과 브로드컴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에서 브로드컴 AP 물량 확대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브로드컴에서도 작년보다 AP 물량을 작년과 엇비슷하거나 조금 더 많이 공급하기를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로드컴은 SoC 경쟁력 강화를 위해  ARM v7 및 ARM v8 아키텍처를 도입하는 라이선스도 체결했다. 이는 높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셋톱박스와 통신장비 시장뿐 아니라 스마트 기기 AP도 고려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작년 3분기 전 세계 AP 시장에서 브로드컴은 7%의 시장점유율과 1억9300만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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