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사무소 민후 김경환 변호사] 조금 더 깊이 트레이드 드레스의 개념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확립된 미국 판례에 의하면, 어떠한 모양 등이 트레이드 드레스로서 보호받기 위해서는, 비기능성, 식별성, 혼동가능성의 세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기능적이지 않아야 한다. 어떠한 모양이 실용적인 기능을 한다면 트레이드 드레스로 보호받지 못한다. 이렇게 기능적인 모양이 보호받지 못한 이유는 사실상 영구히 보호받는 트레이드 드레스를 이용해 존속기간 범위 안에서만 보호받는 특허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탈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의도는 이해하겠지만, 문제는 거의 모든 상품에는 항상 기능적인 부분과 비기능적인 부분이 혼재돼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경우 트레이드 드레스로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인가? 아니면 보호받는 범위는 비기능적인 부분에 한정되는 것인가? 둘 다 옳지 않다. 기능성 판단은 전체적인 결합 상태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미국 판례의 태도이므로(Vaughan v. Brikan), 일부 기능적인 요소가 있다 하더라도 전체가 트레이드 드레스로 보호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트래픽스 vs. 마케팅디스플레이(TrafFix vs. Marketing Displays) 사건이 있었는데, 미국 대법원은, 형태는 기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는바, 도로표지 등을 바람에 견딜 수 있게 세우는 이중스프링장치는 기능적이므로 트레이드 드레스로 보호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둘째, 식별력을 제공해야 한다. 식별력은 2가지로 분류되는데, 상품의 트레이드 드레스가 독특해 본질적 식별력이 있는 경우에도 보호받지만, 독특하지 못한 트레이드 드레스라도 그 트레이드 드레스의 사용으로 인해 기업이나 브랜드에게 식별력이 생기는 경우, 즉 이차적 의미(secondary meaning)를 획득한 경우에도 그 트레이드 드레스는 보호받을 수 있다. 식별성의 판단기준으로는 시브룩(Seabrook) 테스트와 애버크롬비(Abercrombie) 분류법이 혼용되고 있다.
식별력은 2가지 방법으로 얻을 수 있으므로,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은 독특한 모양이나 잘 알려지지 않는 형태나 장식, 평범하지 않은 디자인으로 된 트레이드 드레스는 본질적 식별력이 있어 보호받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평범한 모양이나 기본적이고 잘 알려진 장식, 세련되지 않은 형태로 이루어진 트레이드 드레스라도 그 일정기간 동안의 사용으로 인해 기업이나 브랜드를 연상시키는 힘을 얻은 경우에는 이차적 의미 획득에 의해 보호받는 트레이드 드레스가 되는 것이다.
삼성-애플 소송에서 애플은 아이폰이 삼성의 갤럭시폰 출시 이전에 이미 이차적 의미 획득에 의해 식별력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식별력과 관련해 꼭 알아두어야 하는 미국 대법원 판결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월마트 vs. 사마나브라더스(Wal-Mart Stores vs. Samana Brothers) 사건이다. 이 사건에서 미국 대법원은 상품의 식별력과 상품포장의 식별력에 대해 구별해 판시했는바, 판결의 요지는 “상품포장의 형상은 때때로 본질적 식별력을 가질 수 있지만, 상품자체의 형상은 본질적 식별력을 가질 수 없으므로 법으로 보호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획득해야 한다”라는 것이다.
셋째, 혼동가능성(likehood of confusion)을 제공해야 한다. 두 제품을 보고 소비자가 혼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혼동 가능성을 결정하기 위한 요소로서 주로 언급되는 것이 폴라로이드 요소이다. 혼동가능성은 트레이드 드레스의 강도나 본질적인 식별력, 양 트레이드 드레스 사이의 유사성, 상품의 근접성, 소비자들의 분별능력 등을 고려해 판단한다는 것이 폴라로이드 요소이다(Jaret v. Promotion in Mo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