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금융권, ‘포스트 차세대’가 필요해진 이유…기업은행의 선택
[기획/2013 전망, 금융IT 혁신 ②] 포스트 차세대시스템
본지는 오는 12월4일 개최되는 <2013년 전망, 금융IT 혁신 컨퍼런스>에 앞서 올해 제기됐던 금융 IT부문의 주요 이슈를 점검합니다.
아울러 스마트금융, 빅데이터와 금융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금융 보안, e뱅킹및 채널시스템 전략, 바젤3를 비롯한 컴플라이언스 이슈 등 2013년에 제기될 주요 금융IT 현안들을 중심으로 7회에 걸쳐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IBK기업은행이 진행하고 있는 포스트(POST)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00억원이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라는 외형을 떠나 왜 그것을 할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한 관심이다.
현재 국내에선 은행권을 비롯해 증권, 보험, 카드업계의 대형사들은 대부분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끝낸 상태다.
그렇다면 지금 운영중인 차세대 시스템의 유효기간은 어느 정도일까. 5년? 7? 10년? 사실 정답은 없다.
KRX(한국거래소)는 지난 2009년에 완성한 ‘엑스추어’(EXTURE)시스템을 불과 2년만에 속도경쟁을 위해 업그레이드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KRX는 현재 기존 시스템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엑스추어 플러스(EXTURE +)를 2013년9월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KRX가 초고속 트레이딩시스템 구현을 위해 선택해야할 기술적인 변화는 적지않았다. 기존 엑스추어 시스템에서는 유닉스 기반이이었는데 x86기반의 리눅스 OS를 적용하는 파격을 택했다.
한편으론 수백억원의 IT예산을 쏟아부으면서 왜 5년 앞을 내다보니 못하느냐는 핀잔을 던질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결과적으로 공허한 질문이다.
시장 상황은 언제나 IT인프라에 우선한다. IT는 새로운 시장환경, 변화된 시장 조건을 충족시키기위 한 사후적 조치의 결과물일 수 밖에 없다.
역시 기술의 진화도 마찬가지다. 스마트금융,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하면서 금융회사들은 미처 예상치 못했던 트랜잭션 수요에 직면하게 됐다.
아직 본격화된 것은 아니지만 차세대시스템의 노후화는 시스템의 유효기간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 포스트 차세대가 단순히 5~6년후에 천천히 고민해야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포스트 차세대의 추진 이유 = 금융산업의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따라, IT기술의 변화에 따라, 지주회사로의 전환 등 금융회사 자체의 비즈니스 모델 변화에 따라 IT인프라는 그에 맞는 역할을 해줘야한다.
실제로 이는 IBK기업은행이 포스트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진행한 직접적인 이유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 2004년9월 차세대시스템을 오픈했다. 국내 은행권에서는 가장 빠른 축에 속한다.
당시 기업은행이 차세대 프로젝트를 통해 선보인 프로덕트 팩토리(Product Factory)는 상품의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시켰지만 이제는 보편화된 기능이 됐다. 기업은행의 차세대시스템은 이미 올해까지 8년째 사용중이다. 차기 버전인 ‘포스트 차세대시스템’이 2014년까지 가동된다면 꼬박 10년을 사용하는 셈이다.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 IT기술의 혁신적인 진화를 고려하면 10년이란 세월은 결코 적지않은 기간이다. 여기에 기업은행은 민영화라는 구조적인 혁신 과제가 놓여있다.
물론 기업은행 보다 4~5년 뒤늦게 차세대시스템을 오픈한 농협, 하나은행, 국민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들은 아직 포스트 차세대 또는 2기 차세대 (차차세대로도 표현)를 기획하고 있지않다.
최근 국민은행이 검토하고 있는 ‘스마트 사이징’ 프로젝트는 IBM과의 IT장비 구매 협상이 2015년 만료됨에 따라 혹시 모를 계약조건의 불일치에 대비, 그에 앞서 2년전부터 리호스팅 전환과 같은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이다.
한편 시장에서는 차세대시스템과 포스트 차세대시스템의 차별성에 많은 의문을 제기한다. “포스트 차세대 프로젝트가 꼭 필요한가”라는 지적이 그것이다. 여기에는 또 다시 빅뱅식으로 기간시스템을 재개발해야하고, 여기에 막대한 IT예산을 쏟아부어야하는가라는 막연함이 깔려있다.
이와관련 기업은행은 20일 열린 ‘2012 경제성장동력 스마트 금융’ 행사에 나와 포스트 차세대 프로젝트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 그리고 기존 차세대와 포스트 차세대를 확연하게 구분했다.
◆ “2년만에 경쟁 은행에 역전, 차세대시스템 이미 노후화”= 기업은행은 지난 2008년 외부에 의뢰해 IT경쟁력을 진단했다. 당시만하더라도 기업은행은 ▲전략적연계, ▲IT아키텍처, ▲IT개발및 운영환경, ▲시장환경변화환경 대응, ▲사용자 편의성 등 핵심 항목에서 경쟁 은행들에 비해 확연하게 앞섰다.
하지만 이 상황은 불과 2년만에 역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 시중 은행들이 비교적 최신의 IT환경으로 무장한 차세대시스템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자사의 차세대시스템이 이미 상대적으로 낙후됐다고 판단했다. 결국 기업은행은 2010년부터 포스트 차세대 사업 준비에 착수하게 된다.
◆ 2014년10월 오픈 목표, 어떻게 구축되나 = 기업은행의 포스트 차세대시스템은 전통적으로 강조돼왔던 계정계보다는 정보계, 채널시스템 강화에 무게를 둔 것이 특징이다.
계정계 , 정보계, 채널, 기반 인프라 IT거버넌스 전 영역에 걸쳐 총 7개 프로그램내 25개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7개 프로그램은 스마트채널, 마케팅체계구현, 스마트 워크플레이스 구현, 사용자정보 활용 체계 개선, 비즈니스 허브(Biz Hub)구축 등이다. 현재 25개 세부 프로젝트중 12개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올해안에 신용카드 재구축, RDW(리스크 데이터웨어하우스), 업무 포털 구축 사업이 발주될 예정이다. 주전산시스템 환경은 기존 IBM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 환경으로 전환되고, 개발언어로 자바(Java)가 적용된다.
◆포스트 차세대시스템의 핵심 '비즈니스 허브'= 기업은행의 포스트 차세대시스템 아키텍처에서 핵심 키워드는 '비즈니스 허브'로 규정된 일종의 미들웨어 플랫폼이다. '비즈니스 허브'를 통해 기존 계정계의 부하를 대폭 줄여 금융거래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채널 시스템과의 유기적인 연계(유연성)을 확보하는데 있다.
고객등록및 관리, 마케팅및 오퍼링 관리, 상품판매및 사후관리, 멀티채널 이벤트 관리 등이 비즈니스 허브에서 제공되는 역할이다. 특히 거래량의 증가, 시스템 복잡도의 증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유연한 시스템 환경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해외 선진은행들의 경우 MCA를 통해 모든 채널을 통합하고 고객, 상품관리 등 비즈니스 변화와 전략에 따라 변경이 잦는 로직과 기능을 허브에 구현해 비즈니스 허브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구현한다.
이와함께 비즈니스 허브는 포털과 업무시스템을 분리하고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새로운 비즈니스 및 업무 시스템 추가시 기존 IT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차세대 VS 포스트 차세대 = 기존 차세대와 포스트 차세대를 확연하게 구분하는 것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 이미 기존 차세대 시스템에 포스트 차세대에 규정된 특징을 적용한 은행도 적지 않기때문이다. 이를테면 자바의 채택을 부분 또는 전부 적용해 개발한 사례도 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계정계 플랫폼인 코어뱅킹(Core Banking)의 경우 모두 프레임워크 기반으로 구현된다. 다만 기존 차세대가 계정계 중심의 개발이었다면 포스트 차세대에서는 정보계 고도화에 더 무게가 실린다.
개발 방식의 경우, 포스트 차세대에서는 '빅뱅' 방식보다는 단계적 개발(하이브리드) 방식이 선호된다. 금융서비스 지향점이 기존 차세대에서는 웹환경에 맞춰졌다면 포스트 차세대에서는 모바일에 맞춰진다.
<박기록기자>rock@ddily.co.kr
2013년 전망, 금융IT Innovation 컨퍼런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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