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스마트금융’ 내년에도 금융IT 견인할 수 있을까… 금융권, 내년 전략 안개속
[기획 / 2013년 전망, 금융IT ①] 금융 비즈니스 환경과 금융IT 투자 전망
본지는 오는 12월4일 개최되는 <2013년 전망, 금융IT 혁신 컨퍼런스>에 앞서 올해 제기됐던 금융 IT부문의 주요 이슈를 점검합니다. 아울러 스마트금융, 빅데이터와 금융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금융 보안, e뱅킹및 채널시스템 전략, 바젤3를 비롯한 컴플라이언스 이슈 등 2013년에 제기될 주요 금융IT 현안들을 중심으로 7회에 걸쳐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11월 중순을 넘기면서 금융권이 내년 IT투자 예산안을 수립하기위한 작업에 속속 착수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12월초에는 은행권을 비롯한 금융권의 전체의 IT투자 방향성에 대한 윤곽이 잡히게 된다.
그러나 현재로선 내년 금융 IT시장을 강력하게 견인하게될 새로운 키워드가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고 있다.
물론 전반적으로는 ‘스마트금융 서비스의 고도화’가 올해보다 더 가속화되고, IT비용절감을 위한 기존 IT인프라에 대한 최적화된 운영방안 수립,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기위한 보안시스템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내년에도 견고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국내 금융권의 IT투자 분위기가 냉각된 것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난 현상이고 이같은 분위기는 금융권의 내년 IT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4월 현대캐피탈과 농협의 전산사고로 인해 정부가 강력한 규제를 포함한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안(2011년 10월 시행)을 서둘러 마련하면서 금융권의 IT투자 분위기가 스마트금융 구현에서 IT인프라의 안정성 확보로 크게 방향을 틀었고, 그 여파는 올해에도 이어졌다.
◆금융IT투자 분위기, 내년에도 위축 예상 = 금융회사의 IT기획팀 관계자들은 아직 확정치가 산출되지는 않았지만 2013년 IT예산과 관련해 대체적으로 “올해보다 같거나 위축될 것”이란 전망에 다소 무게를 싣고 있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꼽힌다. 무엇보다 극심한 경기불황에 따라 금융권의 비즈니스 환경이 녹록치 않고, 이 때문에 IT투자 예산도 현재로선 보수적인 편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업종별로는 상황이 다소 차이가 나지만 금융권은 대체적으로 올해와 같이 내년에도 신규 IT 투자보다는 보안 등 IT인프라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했다.
물론 스마트 브랜치(Smart Branch)의 확산, 혁신적인 모바일 금융 서비스의 확대 등 스마트금융 부문에서는 꾸준한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금융IT 시장 전체를 강력하게 견인할 요인으로 평가받지는 못하고 있다.
금융권의 관심이 많은 스마트 브랜치의 경우, 단순히 새로운 비대면채널 전략의 확장이라기는 측면보다는 기존 금융회사의 점포전략 차원에서 접근하다보니 금융시장의 분위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활발한 확장성을 가지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은행권및 2금융권을 중심으로한 대형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가 거의 일단락된데 따른 IT수요의 공동화 현상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다.
기업은행을 비롯해 2기 차세대 또는 포스트 차세대 프로젝트가 올해 하반기에 공식 발주되기는 했으나 2014년~2015년까지는 기존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 수요는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은행권에는 지방은행들까지 모두 대부분 차세대 전환이 완료된 상황인 가운데 내년에는 우리금융그룹 소속의 지방은행인 경남은행이 차세대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500억원 규모의 경남은행 차세대 프로젝트는 올 연말부터 약 20개월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기존 IBM 메인프레임의 다운사이징이 주요 특징이다.
한편 올해 국내 금융IT 투자예산은 전체적으로 4조5000억원 정도로 추산되지만 실제 예산집행율은 70% 선에서 머무를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내년에도 IT예산 편성규모는 올해 수준에서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권내에서 가장 IT투자 금액이 큰 은행권의 경우, 이미 올해 4분기부터 비상경영체제로 전환되면서 일부 시중은행들은 당초 올해 4분기에 예정됐었던 IT사업 일부를 내년으로 이월시키거나 보류시키는 사례가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 시장 환경이 악화됐다고 해도 급격하게 IT예산이 줄어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금융회사가 IT장비 등을 신규로 도입하기위한 IT예산은 줄이더라도 IT인력및 아웃소싱, 장비 교체 등 유지보수비 등 고정비는 줄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 IT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기존 IT투자비와 고정비의 비율이 50대 50였다면`향후에는 점차 고정비의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개정된 전자금융감독규정에서 제시된 바와같이 금융회사의 전체 예산중 IT예산의 비중을 5%이상 확보해야하고, 자체 IT인력 비중도 50% 수준에서 유지하려면 금융회사의 IT예산은 일정 규모 이상은 꾸준히 유지돼야할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 금융IT시장, 경쟁은 더 치열 = 금융IT업계의 전문가들은 금융IT 시장이 예년에 비해 크게 질적으로 개선되지 않더라도 시장 경쟁은 내년에는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개정된 SW산업진흥법의 영향으로 공공IT시장에서 대형 IT서비스업체들의 진입이 어렵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금융IT 시장이 상대적으로 과열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른바 풍선효과이다.
기존 IT서비스 빅3의 경우, 차세대시스템 시장 위주로 시장 공략이 가시화됐지만 이제는 e뱅킹 고도화 사업 등 웬만한 규모의 애플리케이션 고도화 사업에도 경쟁이 치열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미 올해에는 금융IT시장에서 대형 IT서비스업체들의 적극적인 진입이 상당히 활발하게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갈등이 실제로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 3월, 240억원 규모의 산업은행 e뱅킹 사업(주사업자 삼성SDS)에서 웹케시가 협력 파트너였던 한국HP 경영진을 법원에 고소하는 이례적인 상황도 발생했다.
<박기록 기자>rock@dd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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