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LG디스플레이가 TV용 화이트(W)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공장의 투자 결정을 늦추기로 했다. 회사는 9~10월경 투자 일정과 방법, 규모 등을 정하기로 했으나 양산 공정의 고난도로 수율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자 이 일정을 뒤로 미뤘다고 밝혔다. 내년도 투자 금액도 올해보다 축소될 전망이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26일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2012년도 3분기 실적발표 IR에서 “W OLED 디스플레이 패널의 양산이 굉장히 어렵다”며 “기술 과제 대부분을 해결했지만 아직 몇 가지 숙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준비가 제대로 안 된 상황에서 무모한 투자는 하지 않겠다”며 “투자 규모와 시기에 대한 결정은 내년 상반기로 미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2014년 대량 양산 체제를 갖춘다는 큰 틀의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TV 라인의 박막트랜지스터(TFT) 기술로 산화물반도체(옥사이드) 방식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8세대 액정표시장치(LCD) 라인을 옥사이드 방식으로 전환한 뒤 그곳에서 55인치 W OLED 디스플레이 패널을 양산한다는 것이 LG디스플레이가 그리고 있는 큰 틀의 투자 방법이다.
정 부사장은 현재 가동되고 있는 파일럿 라인에서도 연내 안정적인 W OLED 패널의 양산이 힘들 것 같다는 견해도 밝혔다. 정 부사장은 “(W OLED 패널의) 안정적 양산 체제를 갖추는 것은 내년 상반기나 가능할 것 같다”며 “제품 출시와 마케팅 시기는 약간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년 투자액 규모는 올해보다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부사장은 “올해 투자액이 4조원대 초반이었는데 내년에는 4조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4분기 가동률은 3분기와 비슷한 90% 초반 수준을 유지할 예정”이라며 “주요 패널 업체들이 신기술을 공장에 적용하면서 생산량 증가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4분기 이후 수급 상황은 올해 대비로는 소폭이나마 개선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정 부사장은 4분기 영업이익이 4000억원 이상 나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것보다는 더 기대해도 좋다”고도 말했다.
이날 LG디스플레이는 매출 7조5930억원, 영업이익 253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9.9%, 전년 동기 대비 21.1% 확대된 것으로 분기 최대치이고 이익은 8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